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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마 범죄’ 경남 발생 막아라 (1) 도내 범죄현황과 도민 반응

“내 가족도 언제 당할지 모른다” 불안감 확산

지난해 진주 50대 남성 흉기 난동

지난달 김해 초등생 유괴미수 등 시민들 ‘묻지마 범죄’두려움 호소

기사입력 : 2016-06-01 22:00:00
‘묻지마 범죄’가 사회적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경찰이 ‘강남역 10번 출구 살인사건’을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의 묻지마 범죄로 발표한 이후 최근 도내에서도 언제든지 이러한 범죄가 일어날 수 있다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시민들은 ‘조현병에 의한 범죄냐 아니냐’하는 프레임 논쟁보다 언제든지 자신도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상)도내 범죄현황과 도민 반응 (하)어떻게 예방할 것인가로진단한다.


◆사례= 지난달 17일 새벽 강남역 인근 화장실에서 A(23·여)씨가 일면식도 없는 B(34)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다. 또 지난달 29일 새벽 5시 30분께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등산로 초입에서 C(64·여)씨가 수차례 흉기에 찔려 숨진 채 발견됐다. 두 사건은 모두 묻지마 범죄로 드러났다.

이미 도내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3월 17일 진주시 강남동 모 인력공사 사무실 앞에서 50대 남성이 흉기 난동을 부려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이 사건 역시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묻지마 범죄로 결론났다. 또 지난달 김해에서 D(22)씨가 초등생을 데려가려다 경찰에 체포되면서 미수에 그치는 일도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D씨도 조현병 환자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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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배 경남경찰청장이 지난 31일 도경찰청 회의실에서 묻지마 범죄 차단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경남 경찰지휘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남경찰청/

◆시민 불안 확산= 최근 김해에서 초등학생을 유인하려는 사건이 발생하자 김해시 율하와 장유 일대 학부모들의 불안감은 극에 달했다. 율하동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조모 (35·여)씨는 “얼마 전에도 인근 아파트 단지에서 비슷한 일이 발생해 관리사무소에서 ‘친구들끼리 어울려 기다리고, 낯선 사람에게 절대 따라가지 말라’고 방송까지 했는데, 최근 또 아이들을 대상으로 같은 일이 벌어져 밖에 아이를 내놓기 무서울 지경이다”고 불안해했다.

또 김모(32·장유1동)씨는 “묻지마 범죄든 조현병 환자 범죄든 크게 중요치 않다”며 “다만 이러한 범죄가 우리 가족에게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끔찍하다”고 호소했다.

◆사회현상= 2013년 대검찰청이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묻지마 범죄는 △범행의 동기가 불분명하거나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범행의 대상이 범죄의 원인과 구체적 관련성이 없는 불특정 다수를 포함하는 등 범죄 발생 개연성이 부족하다. 시민들이 남에게 원한을 살 만한 일을 하지 않고 생활하면서도 ‘내가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집단적 불안의식을 느끼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남경찰청의 ‘최근 3년간 5대 범죄 유형별 범행시 정신상태 현황’에 따르면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 건수는 △2013년 189건 △2014년 189건 △2015년 201건 △2016년 1~5월 99건 등 꾸준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내 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비극적인 상황 앞에서 분노의 대상을 찾고 서로에 대한 불신과 불안, 공포에 압도되는 것은 또 다른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면서 “조현병 환자들이 범죄를 저지를 위험성은 일반 인구보다 높지 않지만, 급성악화기 일부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동기로 범죄를 저지르는 때가 가끔 있다”고 말했다.

도영진·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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