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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보존된 ‘한국 민가정원’ 경남 8곳 뽑혔다

국립수목원·문화재청 공동 발굴

경상 12·전라 12곳 등 24곳 선정

3차원 입체영상 제작 전시 추진

기사입력 : 2021-02-25 21:20:06

거창 동계종택과 거창 갈계리 임씨고가, 함양 일두고택과 함양 노참판댁 고가, 함양 개평리 하동정씨 고가, ‘단계 박씨고가·산청 단계리 박씨고가’, 밀양 청운리 안씨고가, 고성 최필간 고택 등 경남지역 정원 8곳이 민가정원 특징이 잘 보존된 곳으로 발굴됐다.

국립수목원은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와 한국 전통정원의 가치 발굴을 위해 공동연구를 추진, 경상도 권역 정원 12곳과 전라도 권역 정원 12곳 등 아름다운 한국 민가정원의 특징이 잘 보존된 곳을 발굴했다고 25일 밝혔다.

‘민가’라는 용어는 백성의 집으로 궁궐, 관아, 사찰, 향교 등 공공건축과 구분되는 사적인 건축을 말하며, 넓은 의미에서 상류주택인 궁집과 제택, 중류주택, 서민주택을 포함한다.

거창 동계종택은 국가민속문화재 제205호이다. 조선시대 문신인 동계 정온(1569~1641)의 생가로 대를 이어 살아온 종택이다. 사랑마당과 안마당, 뒷마당으로 구분돼 있고 누마루 앞의 자연석 화단에 매실나무, 패랭이, 바위솔국, 꽃잔디 등이 식재돼 있다.

국립수목원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잘 보존된 한국의 민가정원으로 선정한 거창 동계종택. 도내에서는 8곳이 선정됐다. /거창군/
국립수목원과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잘 보존된 한국의 민가정원으로 선정한 거창 동계종택. 도내에서는 8곳이 선정됐다. /거창군/

경상남도 민속문화재 제9호 거창 갈계리 임씨고가는 조선시대 문신 갈천 임훈(1500~1584)이 살았던 가옥으로 1507년에 건립됐다. 정자를 중심으로 담장 밑 화단을 따라 연산홍, 무도철쭉 등이 군식돼 그 위로 다육식물을 식재한 기와들이 줄지어 배치돼 있다.

국가민속문화재 제186호인 함양 일두고택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 일두 정여창(1450~1504)의 생가로, 가장 큰 특징은 사랑채 누마루 앞에 조성된 삼봉형 석가산(石假山)이며, 옆에 수고 약 7m의 소나무와 산철쭉, 회양목, 범부채 등의 식생이 어우러져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60호 함양 노참판댁 고가는 호조 참판을 지낸 감모재 노광두(1772~1859)가 기거하던 집으로, 진입로에 텃밭이 조성돼 있으며, 곳곳에 감나무와 자두나무, 복사나무 등 유실수가 자리하고 있고 대문채 서측 담장과 사랑채 동측 담장을 따라 유실수가 식재돼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361호 함양 개평리 하동정씨 고가는 정여창의 후손이 분가해 조성한 가옥으로, 사랑채가 사라지면서 대문채에서 안채까지 공간이 모두 마당 기능을 하고 있으며, 마당 전체 금잔디가 깔려있고 상록수가 곳곳에 식재돼 있다.

경상남도 민속문화재 제4호 단계 박씨고가와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19호 산청 단계리 박씨고가는 각각 조선 인조 8년(1630)과 일제강점기 초에 건립됐으며, 사이에 지어진 담장을 따라 자연석 화단이 조성돼 있으다. ‘ㅁ자’형의 안마당에는 판석으로 문간채와 안채 등을 연결하는 동선이 포장돼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13호 밀양 청운리 안씨고가는 의관직을 역임한 육천 안붕원(1805~미상)에 의해 건립된 가옥이다. 전체적으로 사랑마당에 식재공간을 둔 전원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사랑마당에 과거 마구간으로 사용되던 건물터에 하마석이 위치하고 인근에 자연석 화단이 조성돼 있다.

경상남도 문화재자료 제178호 고성 최필간 고택은 조선조 1670년경 입향조 최형태의 5대 종손 최필구가 살던 종택이 분가하는 과정에서 작은집으로 조성됐다. 인근 수태산에서 채취한 돌을 활용해 담장을 조성하고 사랑채 동측과 서측에 화단과 화단 근처 장방형 지당이 조성돼 있다.

양 기관은 이미 등록된 문화재는 물론 등록되지 않은 민가정원을 3차원 입체(3D) 스캔, 360도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디지털 민가정원’ 특별전시회를 계획하고 있다. 민가정원 관리를 위한 식재관리 안내지침 보급과 더불어 문화재적 가치를 조명하고, 정원 문화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윤식·서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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