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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의회, 고성문화재단 설립 ‘힘겨루기’

군의회 “관광지 등 위탁은 기능 저하”

백두현 군수 “재보류 땐 논의 않겠다”

기사입력 : 2021-05-13 07:45:49

고성군이 추진하는 문화재단 설립이 백두현 고성군수와 군의회 간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11일 군정 주요현안에 대한 브리핑을 갖고 군의회에서 한 차례 보류된 문화재단 설립에 대해 “군의회의 우려를 적극 반영하겠다”며 “그럼에도 군의회가 이 조례안을 다시 보류시킨다면 더 이상 문화재단 설립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성문화재단 설립은 행정 중심으로 진행되던 문화·예술 관련 사업을 문화예술인이 직접 참여·기획·결정하는 구조로 만들기 위해 추진된 사업이다. 군은 이를 위해 공룡세계엑스포를 기획·운영하는 엑스포조직위의 기능을 고성문화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새로 설립되는 문화재단은 공룡엑스포와 당항포관광지 운영뿐 아니라 지역의 문화예술 사업을 지원하고 장기적인 문화예술 정책개발까지 도맡게 된다.

군의회 이용재 의원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현재의 엑스포조직위를 고성문화재단으로 새롭게 변경해 각종 축제의 자문역할에만 그치지 말고 문화발전기금 조성, 작은영화관, 청소년수련관 등을 위탁운영하는 등 문화재단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고성군은 문화재단TF팀을 구성해 경남도와 수차례 실무협의를 거쳤고, 지난해 문화예술단체 대표자 간담회와 재단설립을 위한 연구용역도 완료했다. 그러나 고성문화재단 설립 계획은 고성군의회가 관련 조례를 보류하면서 멈춰있는 상태다. 고성군의회는 지난해 12월 고성군이 고성공룡세계엑스포 지원조례를 전부 개정해 제출한 ‘고성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를 보류시켰다.

군의회는 민간재단에 공룡엑스포조직위와 관광지사업소를 위탁하게 되면 위탁사업에 더 치중해 문화예술 정책발굴 등 본래 기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공룡엑스포와 관광지사업소 등의 위탁으로 막대한 운영경비가 들어가는 돈 먹는 하마꼴이 될 것이라는 우려와 이미 사무국장이 내정됐다는 등의 소문도 문화재단 조례를 보류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대해 백두현 고성군수는 “이사진 구성, 사무국장 채용 등 구성원 선발에 대한 모든 과정에 행정은 일절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관광지 운영과 관련해서도 “문화재단이 관광지를 위탁·운영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모르겠지만 혹여 이것이 조례가 통과되는 과정에서 부정적인 영향으로 미친다면 그 의견 또한 존중하겠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례안을 의회에서 보류시킨다면 행정에서는 문화재단 설립 논의를 더 이상 하지 않겠다”고 압박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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