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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병, 우울증] 더 이상 속앓이 말고 ‘우울의 굴레’ 벗어요

우울감 심해지면 불면증, 식욕·집중력 떨어져

가벼운 증상은 전문의 상담만으로도 치료 가능

중증도 이상일 땐 항우울제 등 약물치료 필수

기사입력 : 2021-05-16 21:30:33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찾아온 생활의 변화는 모두의 몸과 마음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기간 우울감을 느끼게 되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발전할 위험이 커지며, 이미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우울증이 아닐까 의심스러울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전호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일상생활에서 일시적인 불행감이나 좌절감, 슬픔 등을 표현할 때 우울감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사용하게 되며, 이는 다양한 생활 사건에 대한 정상적인 감정적 반응인 경우들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우울감이 심해지면 잠을 이루기 어렵고, 식욕이 떨어지게 되며, 집중력도 현저하게 떨어지게 된다. 정신의학에서 다루는 우울증은 심한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되고, 이러한 상태로 인해 일상생활을 지속하기 어려울 때 진단하게 된다.

한양대학교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전호 교수는 “우울증은 자가진단하기에는 자기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고, 나타나는 증상이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전문의 진료를 보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이전호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창원한마음병원/
이전호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창원한마음병원/

우울증의 발생 원인에 대해서는 스트레스 취약성 모델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우울에 취약한 특성을 지닌 사람이 스트레스를 경험하면서 우울증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우울에 대한 취약성은 가족 중에서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있거나, 어린 시절의 방임이나 학대 경험 등을 들 수 있다.

우울증을 유발하는 스트레스 요인으로는 심근경색이나 뇌질환과 같은 신체질환, 사랑하는 사람과의 이별 또는 사별, 교통사고 같은 심한 외상 사고, 가정폭력 및 학대 등이 있다. 이러한 다양한 스트레스생활사건은 취약성을 가진 사람에게서 우울증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전호 교수는 “우울증을 방치하고 올바른 치료를 하지 않으면, 심리적 불편감이 더욱 커져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게 된다. 불면 및 집중력 저하로 인해 학교나 회사에서 기능이 심하게 감소하게 되고, 식욕 저하로 인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정도로 체중이 감소하는 경우들도 있다”며 “심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이러한 우울증은 환자 본인도 중요하지만, 주변에서 주의 깊게 관찰해 검사와 진료를 받아보게 꾸준히 권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을 전했다.

우울감의 정도를 확인하기 위한 여러 가지 심리검사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BDI(Beck Depression Inventory, 벡우울척도) 검사와 GDS(Geriatric Depression Scale, 노인우울척도) 검사를 환자의 나이에 맞춰 검사를 진행하게 된다. 이 두 가지 검사방법은 우울감의 정도를 측정하기 위한 자기보고식 검사방법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우울정도가 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비교적 가벼운 우울증은 전문의와 상담만으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중등도 이상일 때는 약물치료가 필수적이다. 최근 사용되는 항우울제는 약물에 대한 내성, 의존 등의 부작용이 거의 없고 효과는 우수해 우울증 치료에 효과적인 경우들이 많다.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를 받는 환자의 2/3 이상은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건강을 위해서는 신체적으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한 자기만의 방법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1. 규칙적인 운동

적당한 강도의 운동은 자신의 삶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게 하고 건강을 증진시켜 스트레스와 좌절을 견뎌 낼 힘을 준다. 또한 우울증에서 가장 큰 어려움 중의 하나인 불면증 개선에도 효과가 크다. 이를 위해 평소 주 3회 이상, 30-40분 동안 중강도 수준의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2. 과음 피하기

술을 마셨을 때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안해지고 잠을 잘 이룰 수 있어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느끼기 쉽다. 그러나 지나친 음주는 수면의 질을 떨어트리고, 우울감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그리고 카페인과 담배는 우울증과 관련이 있어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3. 부정적인 생각 줄이기

부정적인 생각을 계속하게 되면 그러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고 우울감이 악화되는 경우들이 많다. 평소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적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들여다보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그러한 생각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이 외에도 근이완법이나 복식호흡도 증상 호전에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방법들이다.

4. 자신만의 취미 가지기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자신만을 위한 취미를 가지고, 주기적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것은 심리적 건강을 위해 필수적인 부분이다. 좋은 취미는 직접 취미를 즐길 때 뿐만 아니라 생각하는 것 자체만으로 스스로를 즐겁게 한다. 요가나 명상, 춤, 그림, 요리 같은 자신을 표현하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은 우울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혼자서 우울감을 이겨내기 어렵다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전호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나타난 일반적인 증상이라 치부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일반 우울증과 달리 코로나 블루를 호소해도 모두 다 그렇다는 반응을 받기 쉽기 때문에 직접적인 도움을 청하기 어려워 치료 시기가 늦어질 수 있으니 조기에 내원해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아직까지 정신건강의학과 혹은 정신과라는 진료과목이 부정적이고 숨기고 싶어하는 질병을 치료하는 진료과로 인식이 남아 있다. 이런 부분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하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마음의 병은 숨기지 말고 다각적인 방법으로 해소를 하며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방향으로 삶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도움말= 이전호 창원한마음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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