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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일상생활 어렵게 하는 척추관협착증

윤석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기사입력 : 2021-07-12 08:05:40

60세 김모씨는 3주 전 밭일을 하다 허리를 뜨끔한 후 허리 전체와 양 엉덩이에서 좌측 허벅지 바깥으로 당기는 방사통으로 보행이 힘들어 내원했다. 내원 3일 전부터는 발을 디디면 요통이 더 심해져 절룩거리며 걷게 됐다. 증상이 발생한 후 김모씨는 연고지 병원에서 통증클리닉을 하며 약 복용과 도수치료를 병행하였지만 호전이 없었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상태라 당일 MRI 검사를 실시하였다. 검사 결과 요추5번과 천추1번간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된 상태에서 추간판탈출증이 심해지며 갑자기 증상이 극심해진 상태라 경막외강풍선확장술을 실시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질환의 대표적인 퇴행성질환인데 척추 신경이 지나가는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져 신경을 압박하는 질병으로,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때문에 40~50대에서 진단을 받으면 ‘벌써 내가 노화인가?’ 하는 반응을 보이는 환자분들을 흔히 접하며 진단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경우도 간혹 보게 된다.

척추는 앞쪽에 디스크(추간판)가 위치해 있고 뒤쪽은 척추 후관절이 지지하며 마디마디 관절로 나누어져 있다. 나이가 들면서 후관절이 굵어져 척추관이 좁아지며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된다. 임상에서 보면 대부분의 척추관협착증은 디스크탈출증이 동반되어 있으며, 영상소견과 통증의 강도가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영상소견으로는 아주 심하지만 전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MRI 소견에서는 심하지 않지만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흔하다. 때문에 척추질환은 다른 질환과 달리 환자의 증상에 따라 치료 부위를 결정한다. 즉, MRI 또는 컴퓨터단층촬영(CT)에서 척추관협착증의 진행이 심한 경우도 환자의 증상과 맞지 않으면 관찰한다.

치료 방법의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증상 발생 후 환자의 치료 경험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허리주사 또는 꼬리뼈 주사를 맞았으나 호전이 없는 환자라면 즉시 정확한 원인 파악 후 원인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치료 관점을 선회해야 한다.

척추관협착증의 치료 방법 중 원인을 직접적으로 치료하는 방법 중 비수술적인 치료법은 경막외강풍선확장술이다. 풍선시술로 더 많이 알려진 치료법으로 국소마취하에 절개없이 풍선 카테터를 척추관 내 삽입하여 돌출한 디스크의 감압과 위치를 이동시켜 척추관을 넓힌 후 치료 약제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10~20분 정도로 시술 시간이 짧고 고령의 환자들도 마취에 대한 부담 없이 적용해볼 수 있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장기화되며 실내 생활이 많아진 사회적 환경으로 척추질환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다. 활동량 감소로 인한 근 위축은 퇴행성 질환이 있는 경우 작은 자극에도 증상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근 위축을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운동이 절실하다. 통증과 기타 불편감이 발생할 땐 이를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조기에 원인을 제대로 알고 치료해야 한다. 수술보다 위험 부담이 비교적 낮은 치료들을 적용하여 호전될 수 있으므로 숙련된 의료진,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한 병원을 충분히 고려해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윤석환(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1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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