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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고현동주민센터 건물 철거 찬반 논란

시,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추진중

반대 주민 ”근대문화자산 보존해야”

기사입력 : 2021-07-20 21:10:35

거제시가 고현동주민센터를 헐고 그 자리에 추진하는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 사업이 찬반논란에 휩싸였다.

20일 취재결과 고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 건립사업은 지난해 9월 정부의 생활 SOC복합화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사업비 176억원(국비 33억·시비 143억)을 확보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옛 거제군청으로 사용됐던 고현동주민센터 청사 모습./거제시/
옛 거제군청으로 사용됐던 고현동주민센터 청사 모습./거제시/

복합커뮤니센터는 고현동주민센터 건물 자리에 지하 2층, 지상 4층, 연면적 6900㎡규모로 건립될 예정이다.

지하 1·2층은 인근 주택가 주차문제 해결을 위한 주차장이 들어서고, 지상 1층은 공원으로 조성해 지역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거제시는 공유재산 관리계획 변경, 투자심사, 공공건축 심의 등 사전 행정절차를 마무리했으며 설계공모에 들어가면 내년 하반기 착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업은 고현동주민센터 건물 철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면서 제동이 걸렸다. 전직 신현읍장 출신 7명은 최근 거제시와 거제시의회 등에 탄원서를 내고 “고현동주민센터 건물은 1956년 거제군청으로 사용하기 위해 건축된 석조건물로 근대문화재적 가치가 높다”며 “근대 지역공동체 역사를 대변하는 지역의 대표적 건물로 보존돼야 할 자산”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사를 건축할 당시 거제 주민들이 일운면에서 화강암을 채석·운반하고 포로수용소 철거 때 나온 건축자재 등을 재사용했다”며 “지역민들이 직접 시공에 참여해 피와 땀으로 만든 이 건물은 거제인의 자긍심이자 거제 근대사의 상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주민들의 복지편의와 업무의 효율성을 위해 고현동 복합커뮤니티센터가 건립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고현동 신청사 건립추진위원회는 “고현동 신청사 건립은 지난 2010년부터 추진된 현안으로 거제시가 공모를 통해 어렵게 국비까지 확보한 사업”이라며 “이제 와서 반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 2019년 8월 주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79%가 신청사 건립을 희망했다”며 “공론화 과정을 충분히 거쳤기 때문에 건립을 위한 관련 절차를 서둘러야한다”고 강조했다.

거제시는 우여곡절 끝에 공모에 선정돼 착공이 가시화된 만큼 철저한 준비로 공사가 빨리 진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거제시 관계자는 “청사의 문화재적 가치와 역사성을 감안해 보존하는 방안 등을 검토했으나, 그럴 경우 건물의 효용성이 떨어지고 사업비 또한 크게 증가해 철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며 “대신 역사관을 조성하고 철거되는 건물의 재료를 재사용해 옛 청사의 역사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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