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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 합포해전지 진짜 장소는 진해 아닌 마산?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장 학국문화역사지리학회 논문 게재

문헌기록·현장 실측 검증 통해 해전지 마산만 일대로 추정

기사입력 : 2021-09-18 18:20:11

이순신 장군의 두 번째 해전인 합포해전의 발생지가 창원시 진해구 원포동 학개마을 일대로 규정되고 있는 가운데, 해전지가 진해 학개마을이 아닌 마산만 일대라는 주장이 담긴 논문이 발표됐다.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가 최근 발행한 문화역사지리 제33권 제2호에는 지난 8월 15일 채택된 ‘합포해전지 위치 비정(比定)에 관한 연구’란 제목의 논문이 실렸다. 저자인 이봉수 이순신전략연구소장은 이순신 장군이 작성해 선조에게 보고한 장계 초록인 '임진장초'의 내용을 바탕으로 현장 실측 검증을 통해 합포해전지가 현재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마산회원구, 성산구 사이의 마산만 일대라는 결론을 내렸다.

합포해전 상황도. 검은선은 해전지의 위치를 마산합포로 설정했을 때, 빨간선은 진해 학개로 설정했을 때의 이순신 장군 함대의 왜선 추격 경로./이순신전략연구소/
합포해전 상황도. 검은선은 해전지의 위치를 마산합포로 설정했을 때, 빨간선은 진해 학개로 설정했을 때의 이순신 장군 함대의 왜선 추격 경로./이순신전략연구소/

합포해전은 1592년 5월 7일 정오 거제 옥포에서 왜선을 무찌른 뒤 그날 신시(오후 4시 전후) 무렵부터 왜선 5척을 추격해 합포지역에서 격멸시킨 해전이다. 당초 합포해전 발생지는 60~70년대 창원시 마산합포구 산호동 일원으로 비정됐었지만 이후 00~10년대 임진장초에 명시된 '웅천 땅 합포', 거제 옥포와의 거리 등을 이유로 발생지가 진해 학개라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정설로 굳혀졌다.

논문은 임진장초 기록을 바탕으로 신증동국여지승람, 세종실록지리지, 동여도 등 문헌지를 탐색해 합포는 신라 경덕왕 이후 임진왜란 당시까지 일관되게 현재의 창원시 마산합포구 일대라고 설명하고 있고 창원시 진해구에 해당하는 조선시대 웅천현 관내에는 합포라는 지명이 그 어디에도 나타나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1856년~1861년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동여도에 표시된 마산 합포 명칭./이순신전략연구소/
1856년~1861년 지리학자 김정호가 제작한 동여도에 표시된 마산 합포 명칭./이순신전략연구소/

이어 경남시민문화네트워크와 합동으로 합포해전이 일어난 날과 일몰시간이 거의 같은 2020년 6월 16일과 7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요트를 타고 판옥선의 속도로 항행하는 등 현장 실측 검증을 실시해 거제 영등포에서 진해 학개와 마산합포까지 일몰 전에 도착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봉수 연구소장은 “창원시는 진해구 원포동 학개마을 일대를 ‘합포해전승전길’로 정하고 안내표지판을 설치해 놓고 있다. 해전지가 마산만이라는 설득력있는 조사 결과가 나온 상황에서 시가 이 일대에 더 큰 사업을 추진한다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합포해전지를 증명하기 위해 왜군들이 배를 버리고 상륙한 지점이 어디인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용락 기자 rock@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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