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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여성단체 “성평등 사회 실현하라”

기사입력 : 2023-03-08 21:02:02

세계 여성의 날을 맞이해 경남의 여성단체가 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8일 경남여성단체연합 등 45개 단체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성평등에 대한 사회 전반의 백래시(backlash·반발)와 정부 주도로 ‘여성’과 ‘성평등’이 삭제되는 퇴행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명백히 존재하는 성차별과 폭력의 경험, 현실을 드러내고 더욱 거세게 성평등 사회로의 변화를 촉구하고자 모였다”고 밝혔다.

경남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이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형 수습기자/
경남지역 여성단체 회원들이 경남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태형 수습기자/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로 올해 115주년을 맞이했다. 세계 여성의 날은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 거리에 모여 생존권과 참정권을 요구하며 벌인 대규모 시위의 의미를 기리기 위해 지정됐다.

이날 여성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경남도의 낮은 성평등 지수 개선을 요구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1년 국가 및 지역 성평등 지수 측정 결과’에 따르면 경남의 지역 성평등 지수는 전국 17개 시도 중 중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경남은 성평등 지수 측정이 시작된 2011년과 2012년 하위권, 2013~2017년 중하위권, 2018~2019년에 다시 하위권으로 분류됐다가 2020년 중하위권을 기록했다.

특히 경남의 정치영역 성별 불균형이 성평등 지수를 낮추는 주요 요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지역 성평등 지수 측정 기준 중 하나인 '의사결정' 항목에는 광역 및 기초의원 비율, 5급 이상 공무원 비율, 관리직 비율, 지자체 위원회 위원 등이 포함된다.

경남은 여성 정치인 불모지로 꼽히기도 한다. 한국에서 최초의 총선거가 진행된 1948년부터 2021년까지 73년간 경남지역에서 여성 국회의원이 당선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가 지난해 6월 보궐선거를 통해 김영선 국회의원(창원 의창구)이 당선되면서 '경남 최초 여성 국회의원'의 타이틀을 갖게 됐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경남에 여성 도의원 또한 선출직은 한 명도 없이 비례만 3명에 불과하다”며 “여성 대표성도 지역 성평등 지수의 중요한 지표인데, 이것을 바꾸려는 적극적인 조치가 없으면 계속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한 정부와 경남도에 성별 임금 격차 문제 해소와 안전한 일터 보장, 정치 대표성의 다양성 보장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경옥 경남여성회 회장은 “현 정부는 여성가족부를 폐지하려 하는데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여성들이 성차별 구조에 끊임없이 저항하고 세상을 바꾸어 왔듯이 퇴행하는 시대를 넘어 여성 해방을 위해 도민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들은 이날 오후 6시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경남여성대회를 열고 연대 발언과 함께 3.8 여성 선언을 발표하고 축하 공연을 여는 등 세계여성의 날을 기념했다. 경남여성대회는 코로나가 발생한 이후 4년 만에 열렸다.

어태희 기자·김태형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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