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가고파] 화웨이- 양영석(지방자치부장)

기사입력 : 2023-10-30 19:47:52

화웨이는 1987년 중국 선전에서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인 런정페이에 의해 설립된 글로벌 ICT 기업이다. 통신장비,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명부터 국수주의 냄새를 물씬 풍기는데 ‘중화민족을 위해 분투한다’는 뜻이다. 1993년 군 통신장비 공급권을 따내면서 중국 ‘기술굴기’의 신화를 만들어 갔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시장에서 글로벌 1위에 올랐지만 미국의 제재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 정부는 화웨이를 ‘수출통제명단’에 넣어 자국 기업의 반도체칩·장비, 모뎀의 대중 수출 시 허락을 받도록 하고 있다.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를 심어 기밀 정보를 빼내고 있다는 이유다. 민간기업의 외피를 쓴 중국 정보기관이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기술굴기’를 막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의 견제에도 화웨이 스마트폰과 전기차가 최근 자국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출시되자마자 매진되고 있는 메이트60 프로(Mate 60 Pro)’가 바로 그것인데, 7나노공정에서 만든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기린 9000S’를 탑재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뿐만 아니라 화웨이의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AITO)의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 M7도 출고 지연 보상금을 줄 정도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중국 내 애국소비(궈차오·國潮) 열풍 덕도 봤지만 기술 자립 의지와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듯하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 이후 자사 제품 부품 1만3000여개를 중국산으로 교체하고, 회로기판 4000개를 재설계했다. 지난해에만 전체 매출의 25%인 약 30조원을 연구개발(R&D)에 쏟아부으며 일정 수준의 기술 자립을 이뤄낸 것이다. 궁하면 통하는 모양이다.

양영석(지방자치부장)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양영석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