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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인지오류-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기사입력 : 2024-01-22 19:33:01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소설이 있다. 영화, 뮤지컬로도 여러 차례 만들어져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사람들은 소설에 등장하는 괴물의 이름을 프랑켄슈타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프랑켄슈타인은 괴물을 만든 과학자의 이름이다. 저자는 괴물의 이름을 짓지 않았고 단지 ‘괴물’이라고만 지칭할 뿐이다. 이 같은 착각은 책 표지, 영화·뮤지컬 포스터에서 본 흉측한 괴물 이미지와 제목을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근거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 많은 경우는 그러하겠지만, 때로는 근거 없는 불합리한 믿음에 기반을 두거나 일부 사실을 빼먹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어 엉뚱한 결론에 도달하게 되는데 이를 ‘인지오류’라고 한다. 즉 어떤 경험이나 사건을 해석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생기는 추론 혹은 판단의 오류를 말한다.

▼인지오류의 유형은 다양하다. A가 아니면 B라는 식으로 그 중간의 의미를 인정하지 않는 흑백 논리 또는 이분법적 사고, 한두 번의 사건에 근거해 일반적인 결론을 내리고 무관한 상황에도 그 결론을 적용시키는 과일반화, 어떤 상황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 중에서 일부만 뽑아내서 상황 전체를 판단하는 정신적 여과,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신념과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는 확증편향, 특정 대상집단에 대해 사전에 형성된 편향된 의견·태도를 갖는 선입견 등이 있다.

▼인지오류는 개인의 삶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우울증, 불안증 등의 심리적 문제를 유발하고 잘못된 의사결정으로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인지오류를 범하지 않으려면 자신의 신념과 반대되는 정보에도 귀를 기울이거나 객관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사고하는 등 자신의 편향을 인지하고 극복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하지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 나 자신과 남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자.

양영석(지방자치부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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