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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역대 총선으로 본 격전지 예측

‘낙동강벨트’ 김해·양산 ‘노동자도시’ 창원·거제 표심 관심

기사입력 : 2024-02-01 21:21:54

1%대 표차 김해갑·양산을 눈길
야권 후보단일화에 눈 쏠린 창원
지난 선거서 초박빙 거제도 접전
인물 대결 창원 진해구 등도 경합


총선이 본격화되면서 지역구 내 대결구도 형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경남은 전통적인 보수 강세지역으로 분류돼 왔지만 노무현 정부 출범 1년 후 치러진 17대 총선부터는 김해, 창원 성산구, 사천, 양산 등에서 진보정당 당선자들이 배출되며 ‘보수정당 공천=당선’ 공식은 깨졌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이나 중간평가 등 정치적 사안과 맞물리는 때에는 민심 변화의 바람이 일부 지역구 당락이나 후보·정당 득표율 등을 통해 여실히 드러나기도 했다. 지난 총선 경남 격전지를 살펴보고 다가올 22대 총선 대결구도를 예측해 본다.

◇양산을·김해갑 격전지 쏠린 동부= 지난 2020년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는 총 1523표, 1.68%p 격차로 당락이 결정된 양산을 선거구가 최대 격전지로 꼽혔다.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후보와 당시 미래통합당 나동연 후보가 접전을 벌였고 김 후보가 48.94%, 나 후보가 47.26%를 득표하며 승부가 갈렸다. 개표 내내 나 후보가 김 후보를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사전투표함 개표가 시작된 새벽께 선두가 뒤바뀌며 승부를 확정지었다.

양산을은 보수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약한 낙동강 인근 부산·경남 지역구를 일컫는 일명 ‘낙동강 벨트’ 중 한 곳으로 양산이 갑·을로 분구된 20대 총선부터는 계속해서 진보진영이 근소한 차이로 깃발을 꽂았다.

20대 총선에서도 1262표, 1.90%의 격차가 승부를 결정했다. 민주당 서형수(40.33%) 후보가 새누리당 이장권(38.43%)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함께 낙동강 벨트로 분류되는 노무현 전 대통령 고향인 김해지역은 갑 선거구에서 지난 19대 총선 때 989표 차로 당선되는 접전을 연출했다. 민주당 3선인 민홍철 의원이 당시 3선에 도전한 새누리당 김정권 후보를 1.16%p로 따돌리고 처음 국회에 입성했다. 이때 김해을은 새누리당 김태호 후보와 민주통합당 김경수 후보 경쟁에서 5133표, 4.23%p 차이로 김태호 후보가 당선됐다. 18대 국회에선 1815표, 2.20%p 차이로 통합민주당 최철국 후보가 당선됐다.


◇‘노동자 표심’ 창원 성산·거제= 대규모 제조업 공업단지가 있는 창원 성산구와 대형조선소가 있는 거제는 노동자 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지역 내 노동자 표심이 총선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지역구다.

경남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창원 성산구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진보성향의 정당이 노동자 지지를 받는데, 지지세를 야권 복수정당이 나눠가지다 보니 총선을 포함해 매 선거마다 득표보다는 단일화가 최대 변수가 된다.

진보정당이 단일화하지 않은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민주당, 정의당 새 정당이 표를 나눠가지며 미래통합당 강기윤 후보가 두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앞선 20대 총선에서는 민주당의 양보로 진보단일후보인 정의당 노회찬 후보가 당선됐고, 19대에는 진보정당 단일화 없이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5578표 차이로 당선된다.

대형조선소와 협력업체 등에서 일하는 노동자가 많은 거제는 전통적으로는 보수세가 강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노동자 인구 유입 등 변화로 결과를 쉽게 예측하기는 힘든 선거구다.

역대 총선에서는 결과적으로 보수정당이 내리 깃발을 꽂았지만 박근혜 정부 탄핵 11개월 전 치러진 20대 총선에서는 보수·진보 양 정당이 접전을 벌이며 단 730표 차이가 당락을 결정했다. 당시 새누리당 김한표 후보가 44.19%를 득표하고 민주당 변광용 후보가 43.47%를 얻어 두 후보의 격차는 0.72%p에 불과했다. 19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김한표(35.33%), 진보신당 김한주(32.96%), 새누리당 진성진(31.69%) 세 명의 후보가 고르게 득표하는 접전을 펼치기도 했다.

◇인물 대결 펼친 창원 마산회원·진해 = 지역의 정치 성향이나 정당간, 정당내 대결구도와는 별개로 후보 인물 대결로 접전을 펼친 선거구도 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 창원 진해구는 미래통합당 이달곤 후보 50.22%, 민주당 황기철 후보 48.86% 득표를 기록하며 득표율 1.36%, 득표수 1405표 차의 접전을 벌였다. 전통적으로 보수성향이 짙은 지역이지만 외부 인구 유입과 해군참모총장 출신인 민주당 후보의 경쟁력 등이 크게 작용하며 창원지역 유일의 경합지로 분류되기도 했다.

앞선 20대 총선 창원 마산회원구에서는 3선 의원의 바통을 이어받은 새로운 보수정당 후보와 오랜시간 지역에서 기반을 다져온 진보정당 후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새누리당 윤한홍(47.80%) 후보가 민주당 하귀남(43.66%) 후보를 4147표, 4.15%p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당시 내리 3선을 지낸 안홍준 의원의 지역구에서 전 행정부지사 출신인 윤한홍 후보가 공천을 받으면서 새로운 대결구도가 형성됐으나 현역 의원 지지세력이 탈당하는 등 변수가 있었고, 오래 지역기반을 닦은 하 후보가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다시 출마하며 예상 밖의 승부를 펼쳤다.

◇서부경남, 보수정당 공천·무소속 변수= 경남의 격전지가 대부분 동부경남에 있지만 서부경남에도 격전지는 있다. 다만 보수정당과 진보정당 후보가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동부권과는 달리 보수세가 강한 서부경남은 치열한 보수정당 공천 대결과 그 결과로 발생한 보수정당과 무소속 후보의 격전이 펼쳐진다.

20대 총선 밀양·의령·함안·창녕 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컷오프된 조해진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새누리당 공천을 받은 엄용수 후보와 접전을 펼쳤다. 그 결과 엄 후보 41.60%, 조 후보 38.72% 득표해 3878표, 2.89%p 차이로 엄 후보가 당선됐다. 당시 출구조사에서는 조 후보가 경합우세로 발표될 만큼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웠다.

21대 총선 거창·함양·산청·합천 역시 공천 영향으로 무소속과 보수정당 후보의 대결구도가 형성됐다. 미래통합당 공천 과정서 컷오프된 김태호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미래통합당 강석진 후보와 대결했고 김 후보가 7062표, 6.13%p 앞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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