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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경남 공천 곳곳 ‘반발의 힘’

컷오프된 후보들 반발 잇따라

기사입력 : 2024-02-19 21:27:42

김해을 “경선 않을 땐 무소속 출마”
진주을 “원칙도 기준도 없는 공천”
사천·남해·하동 “당에 이의신청”


4·10 총선을 50여일 앞두고 여야가 일부 공천 결과를 발표하며 속도를 내는 가운데, 경남 곳곳서 공천 결과에 대한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예비 후보군이 많았던 김해을, 진주을, 사천·남해·하동 등을 중심으로 컷오프된 후보들이 이의신청 또는 무소속 출마를 거론하고 있다. 이의제기 출마자들은 객관적인 점수로 경선이냐, 단수공천이냐를 결정하는 ‘시스템 공천’ 원칙에 어긋난다며 승복하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사실상 ‘이의제기’로 결과를 번복하기 어려운 전례가 있어 이번 반발은 ‘미풍’에 그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50일을 하루 앞둔 19일 창원시 진해구 사거리의 한 건물에 예비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김승권 기자/
제22대 국회의원선거 50일을 하루 앞둔 19일 창원시 진해구 사거리의 한 건물에 예비후보자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김승권 기자/

◇김해을= 국민의힘 3선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이 우선 추천된 김해을의 경우, 예비후보 5인(김성우, 김진일, 박진관, 서종길, 이상률)이 경선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후보단일화 후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지난 18일 오후 긴급모임 후 김해을 우선추천 이의신청서를 국민의힘 공관위에 제출했다.

다만 이춘호 김해을 예비후보는 19일 성명을 통해 “조해진 의원을 김해을 국민의힘 후보로 택한 국민의힘 공관위의 결정을 존중하고 겸허히 수용하기로 했다”며 “아쉽고 속상한 마음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선당후사’ 를 위해 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히고 예비후보를 사퇴했다.

◇진주을= 현역인 강민국 의원이 공천자로 확정된 진주을 역시 내홍이 격화되고 있다. 김병규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시청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도 기준도 없는 단수공천이 시스템 공천이냐, ‘윤석열 대통령의 공정과 상식’이 진주을에도 적용돼야 한다”며 국민의힘 공관위에 공식적으로 이의제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는 “어떻게 경선도 없이 강민국 현직 의원을 단수추천할 수 있는 것인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 결과에 따라 향후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며 무소속 출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김재경 예비후보도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공관위가 단수 공천에 대한 합리적 설명 또는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김 예비후보는 “본인은 경쟁력 등 평가 기준 5개 항목(경쟁력, 도덕성, 당 기여도, 당무감사, 면접)에 따라 공천에서 배제될 만한 어떤 결격 사유도 없으며, 공관위에서 정한 경선 범위를 벗어날 만한 격차도 없다”면서 이의신청에 대한 공관위 향후 처리 과정을 지켜본 후 거취 등 입장을 정리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사천·남해·하동= 반발이 거셀 것으로 예상된 사천·남해·하동은 탈락자 일부가 중앙당에 이의신청 입장을 밝혔지만 구체적인 후속 움직임이 아직 포착되지 않고 있다. 서천호 예비후보와 경선을 치르는 이철호·조상규 예비후보는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전격 취소했다. 지난 18일 성명서를 통해 공정성 상실 등을 강하게 지적했던 최상화 예비후보는 19일 오후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고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고도 경선에 참여할 수 없었다”고 항의했다. 또 이어진 백브리핑에서 “본인이 배제된 사유는 ‘천공’ 문제로 확신한다. 지난해 5월 천공이 직접 사천 방문했고 본인이 초청한 적은 없다. 그러나 이후 언론에 보도됐고, 면접 때 한 공관위원이 천공 잘 아느냐 묻고 그렇게 정무적 감각이 없냐고 질타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 16년간 사천 출신 국회의원 단 한번도 없었다.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선거구 박정열 예비후보도 19일 이의를 신청하면서 “가처분신청 등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양산을=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의원이 재배치돼 공천자로 확정된 양산을은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다. 한옥문 예비후보는 공정한 경선과정을 준수할 것을 요청했지만 김 후보의 손을 잡고 양산시민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선회했다. 한 예비후보는 또 한상철 양산갑 예비후보와 19일 오전 양산시청서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벨트를 사수하기 위한 중앙당의 깊은 고민과 결단을 받아들인다. 두 후보가 압승해 양산발전에 혼신의 힘을 다해 줄 것을 부탁 드리는 한편 그동안 자신을 격려해준 시민분들께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역에선 컷오프 이후 반발 조짐이 있지만 무소속 출마까지 강행할지는 미지수로 보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하동 출신 여상규 후보가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공천을 받자 이방호 전 국회의원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이 후보는 사천에서는 1등 했지만 남해·하동에서 여 후보에게 패했다. 결국 여상규 후보가 50.3%를 득표해 당선됐으며 이방호 24.6%, 통합진보당 강기갑 24.1%를 각각 득표하는데 그친 전례 등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야당 지지세가 높은 이른바 ‘낙동강 벨트’에 현역 의원들을 공천자로 확정했다. 이에 대해 별다른 공천 잡음은 불거지지 않고 있다.

예비후보가 많았던 김해을 선거구의 경우 반발 가능성이 있었으나 국민의힘이 중진 의원들을 낙동강 벨트에 재배치하면서 크게 명분을 쌓지 못한 까닭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도당 관계자는 “공천 재심신청 기간이 끝나지 않았지만 아직 이야기가 들려오는 곳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총선특별취재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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