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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농민수당과 지역경제

농민수당, 농가소득 보전한다는데… 경남은 ‘전국 꼴찌’

도내 농민 1인 가구 연 30만원 ‘최저’

기사입력 : 2024-03-12 20:12:41

도, 수당 인상 대신 농업 경쟁력 강화

경북연구원 농민수당 분석 보고서

생산유발효과 연 2000억 이상 추정

경남 농어업인수당(농민수당)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편성된 가운데 농민수당이 지역경제와 농가 소득 보전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경남농민단체 회원들이 16일 경남도청 앞에서 농민수당 조기실행을 요구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농민단체 회원들이 16일 경남도청 앞에서 농민수당 조기실행을 요구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도, 올해도 농민수당 전국 최저 수준= 12일 경남도와 농민단체 등에 따르면 농민수당은 농업 활동이 창출하는 공익적 가치 보장을 위한 제도로 2019년 전남 해남군을 시작으로 전국 지자체로 확대되고 있다. 경남에서는 지난 2022년부터 일정 조건을 맞춘 경영주와 공동경영주(경영주의 배우자)를 대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수당 지급액은 기본적으로 경영주에게만 연 30만원을 지급하며, 공동경영주가 있는 경우 공동경영주에게도 30만원을 지급한다. 다만 농어업 외 종합소득금액이 3700만원 이상이거나 각종 보조금을 부정으로 수급한 경우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다.

문제는 경남의 농민수당이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는 점이다. 올해 기준 강원은 농가당 70만원, 충북·경북·전북·전남·울산·광주는 농가당 60만원, 충남은 1인 가구 연 80만원·2인 가구 이상 1인당 45만원, 제주는 농민 1인당 40만원을 연 1회 지급한다. 경기는 농민 1인당 5만원을 매달 지급한다.

경남의 경우 부부가 모두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 최대 연 60만원으로 농가를 기준으로 지급하는 광역지자체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농민 1인 가구일 경우 지급액이 30만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농민수당, ‘농가소득 꼴찌’ 경남서 소득 보전 역할도= 2022년 경남지역 농가소득은 4101만원으로 전국 평균(4600만원)의 89% 수준에 불과했다. 전국 9개 도 단위 지역 중 꼴찌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농가소득 가운데 농업소득이 520만원으로 전년(1083만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농가소득은 농업소득과 농업외소득, 이전소득, 비경상소득을 합한 것인데, 경남 농민들은 농업으로 부족한 생계를 그 외 소득으로 꾸려가고 있는 셈이다.

농업의 공익적 역할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지급하는 농민수당은 경남지역의 낮은 농가소득을 보전해주는 역할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경남 농업소득은 2022년 520만원으로 전년 대비 반토막났으나, 농가소득은 같은 기간 4420만8000원에서 4100만8000원으로 감소 폭이 비교적 적은 편이었다. 이는 농업외소득이 같은 기간 1561만1000원에서 1826만2000원으로 증가하고, 2022년 농민수당을 지급하면서 농민수당이 포함된 이전소득이 2021년 1428만5000원에서 2022년 1452만원으로 소폭 증가한 영향이다.

경남연구원은 지난해 3월 발간한 ‘경남 농어업인 수당 지원 사업에 대한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타 시도와 비교해 낮은 수준의 수당 지급 금액’을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과제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생산유발효과 지급액 대비 2배= 도와 농민단체들은 지난해 11월 2024년도 농민수당 인상안을 두고 논의를 벌였으나, 불발됐다. 당시 전국농민회총연맹 부산경남연맹은 이에 항의해 도청 서부청사 앞에서 ‘경남농민 투쟁 선포식’을 열고 농민수당 인상 등 경남 농업예산 증액을 촉구했다. 그러나 도는 농민수당 인상 대신 농업 경쟁력 강화 사업에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농민수당 인상이 농가소득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경남과 같은 2022년부터 농민수당을 지급하고 있는 경북은 최근 농민수당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생산유발효과가 연간 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했다. 경북연구원은 지난 2월 14일 ‘경북 농어민수당 2년의 성과와 과제’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경북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2년간 농어민 44만4637명에게 농어민수당 2667억원을 지급했다.

그 결과 안정적 식량 공급, 생태환경 보전, 농어촌 지역사회 유지, 농어촌 전통과 문화 보전 등 농어업과 농어촌이 창출하는 다양한 공익적 기능 증진은 물론 지역 경제와 공동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평가됐다.

구체적으로는 2022년 농어민수당 지급액 1315억원의 생산유발효과는 2493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019억원으로 나타났다. 취업유발효과는 1960명으로 추정됐다.

2023년 농어민수당 지급액 1353억원에 대한 생산유발효과는 2565억원, 부가가치유발효과는 1048억원으로 분석됐으며 취업유발효과는 2017명으로 추정됐다. 이 중 생산유발효과의 68.1%, 부가가치유발효과의 69.4%, 취업유발효과의 73.8%가 경북 지역 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통해 경북연구원은 “농어민수당은 불안정한 농업소득을 보완하며, 농업소득이 감소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득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소득 안전망에도 일부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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