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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경남관광의 신성장 동력 ‘의료관광’- 김홍대(마산대학교 의료관광중국어과 교수)

기사입력 : 2024-03-12 20:47:28

국내 관광수지는 2001년부터 22년 연속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방한 외래관광객이 늘어났지만, 내국인의 해외여행 출국자 수 지속 증가로 관광수지 개선은 단기간에 어려운 실정이다. 작년에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한국인 관광객 수가 700만 명에 달하고 한국을 방문한 일본인은 250만 명이라고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올해도 관광수지 적자 폭이 더 커질 것이 자명한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관광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관광시장 다변화, 고부가가치 관광상품 개발 등 관광수지 개선 정책이 함께 추진되어야 한다.

경남도는 최근 경남 관광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관광 주력산업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 이 추진계획에는 초대형 국책사업인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권역별 관광개발 로드맵을 포함하고 있다. 올해에만 145억 원을 투입하여 15개 사업을 시행할 계획이며 남해안을 본격적으로 글로벌 해양레저관광 성지로 육성할 것임을 밝혔다.

이러한 경남도의 관광개발 계획은 경남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역의 문화와 자연환경을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해당 지역의 경제성장과 지속 가능한 관광산업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방향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경남도를 중심으로 시군 간 협력을 강화하여 지역에 특화된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확장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을 공고히 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경남도가 남부권 광역관광개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인프라와 콘텐츠 개발 중심의 투자는 2027년 남부내륙고속철도의 개통과 함께 남해안 관광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임이 분명하고, 이로 인한 교통 편리성이 국내외의 개별관광객을 경남으로 유입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자는 “경남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인프라 고도화 외에 경남 관광의 장점과 의료관광 산업도 융합해 보는 것이 어떨까?”라고 생각한다.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경남의 주요 관광지와 인바운드 여행사, 지역 주요 의료기관, 호텔 및 리조트를 연계하여 고부가 가치를 창출하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계속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일차적으로 반나절이면 가능한 건강검진과 관광지 여행 상품을 함께 연계해서 관광 상품화하는 것이다.

경남에는 의료관광 산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학병원 및 국공립병원 27개를 포함하여 약 3645개의 의료기관이 있다. 첨단장비와 우수한 의료진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소규모 병원이지만 의료기술과 가성비가 뛰어나 인구에 회자하는 병원도 많다.

한국보건산업 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외국인 환자 유치 실적 통계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이후 누적 환자 수가 약 327만 명이고, 경남은 0.6%의 비중으로 대구 5.6%, 부산 4.7%, 서울 59%보다도 훨씬 낮은 점유율을 보인다. 이러한 결과치는 외국인 환자 유치가 몇몇 지자체에 국한되는 구조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경남으로 외국인 환자 유치 확대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경남도의회에서는 이미 2014년에 발 빠르게 ‘경상남도 의료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했다. 현재까지 국내에는 35개 지자체가 의료관광 활성화 조례를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경남은 이제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제반 조건이 갖추어져 있어 의료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 지·산·학이 거버넌스를 구축하여 재도전하고 실행할 때이다.

의료관광은 의료관광객이 지출하는 비용이 일반관광 대비 3배가 높으며, 관광객의 체류 기간도 길뿐만 아니라 재방문 비율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중국과 베트남은 인구 대비 병원 수용률은 낮고 의료 서비스 수요가 높은 국가이다. 일본은 치과 치료가 필요한 사람이 많다. 따라서 국가별 의료 서비스 선호도를 분석해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를 위한 마케팅과 홍보 계획 등을 수립하고 추진함으로써, 경남의 의료관광 산업 활성화뿐만 아니라 일반관광 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기여를 할 것이다.

김홍대 (마산대학교 의료관광중국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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