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고성 무허가 가스공급업체 면죄부 논란… “군수와 연관” 의혹

기사입력 : 2024-03-24 20:15:07

군, 시공·공급업체 적발 후 미조치
신고자 “군수 취임 전 회장 맡던 곳”
군수 “취임 전 정리, 지금 관련없어”


속보= 고성군이 무허가 가스설비를 시공한 업체를 적발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본지 기사와 관련, 이상근 고성군수가 이 업체에서 장기간 회장직을 맡아온 것으로 확인됐다.(20일 5면  ▲고성 무허가 시설 가스공급업체 봐주기? )

고성군은 지난 2022년 12월 고성읍의 한 조선기자재 업체가 공장 내에 허가를 받지 않은 고압가스 저장탱크 1기와 LPG탱크 1기를 불법 설치해 수년 동안 사용하고 있다는 신고를 받았다. 당시 군은 이 업체가 2019년부터 3년 이상 무허가 고압가스 설비를 불법으로 설치해 사용한 사실을 확인하고 고성경찰서에 해당 업체를 형사고발했다.

고성군 A중공업이 공장에 불법으로 설치한 고압가스 저장탱크./독자 제공/
고성군 A중공업이 공장에 불법으로 설치한 고압가스 저장탱크./독자 제공/

그러나 군은 무허가 가스설비를 사용한 업체만 형사고발했을 뿐, 정작 이를 시공하고 가스를 판매한 통영시 도산면 소재 A산업가스에 대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수사권이 없어 어느 업체가 시공했는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는 것이 고성군이 밝힌 이유였다.

하지만 이 사실을 고성군에 알린 신고자 B씨는 당시 무허가 설비를 사용한 업체뿐만 아니라 이를 시공하고 가스를 공급한 A산업가스에 대한 정보도 고성군에 제공했다며 군이 밝힌 이유가 이해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B씨는 “무허가 가스설비를 사용한 업체에 확인만 했어도 어느 업체가 시공하고 가스를 공급했는지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고성군은 가스공급업체를 밝히려는 의지 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B씨는 “해당 가스공급업체는 이상근 군수가 군수 취임 전까지 회장을 맡았던 업체”라며 “고성군이 군수와 연관 있는 가스공급업체에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이 군수는 2015년 통영상공회의소 회장에 출마했을 때 자신을 A산업가스 회장이라고 소개했고, 2022년 고성군수에 당선됐을 때도 선관위에 제출한 이력서에 A산업가스 회장을 자신의 직업으로 기재했다. 지금은 이 군수 친인척이 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B씨는 최근 이 군수와 당시 업무를 담당했던 고성군 공무원 2명을 직무유기 등의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다.

B씨는 “범법자에 대한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을 면하게 할 목적으로 고발하지 않은 것은 명백한 직무 유기”라며 “경찰 수사 기록을 보면 담당 공무원은 현장 단속 전 해당 업체에 전화해 불법 시설 철거를 지시했다. 또 다른 공무원은 고발 사건 결과를 통보받고도 신고자에겐 결과를 받지 못했다며 거짓 문서를 회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허가 설비를 시공한 2019년 당시 이 군수가 회장이었던 만큼, 이 군수도 불법 사실을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이 군수는 “취임 전 개인 사업은 다 정리해 지금은 아무런 관련이 없다. 친인척 회사는 맞지만 그렇다고 연관성이 있다는 것은 억지”라며 “필요 시 명예훼손에 따른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김성호 기자 ks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성호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