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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질환 치료와 예방] 척추가 바로 서야, 건강도 바로 선다

기사입력 : 2024-03-24 20:23:12

국민 5명 중 1명 척추질환으로 진료
진단 연령도 10년새 4.9세 낮아진 36.9세
수술 평균 연령은 60.5세로 5.4세 높아져

척추관협착증·척추압박골절·추간판탈출증
약물 등으로 초기치료… 중증 땐 수술 고려
평소 바른 자세 유지·걷기 운동 등 예방 도움


지난 10년간(2012~2021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척추질환 진단과 수술 시행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척추질환자가 전체 인구수 대비 척추질환 환자 비율이 22.0%로 나타났다. 이는 2011년 대비 2.7%나 상승한 수치로 전체 인구의 5명 중 1명은 척추 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것이다. 또 평균 진단 연령은 2012년 41.8세에서 2021년 36.9세로 4.9세가 낮아졌으며 20~30대 젊은 층에서 신규 환자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1년 척추수술 평균 수술 연령은 60.5세로 2012년보다 5.4세 높아졌다. 척추질환은 더 이상 어떤 특정 연령층에 국한된 질환이 아닌 셈이다. 이에 다양한 척추질환들에 대해 함께 알아보고 치료와 예방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자 한다.


◇척추관협착증= 척추관협착증은 척추관을 구성하는 뼈와 근육, 인대가 노화로 인해 조금씩 두꺼워져 척추관을 좁게하여 신경 압박이 나타나는 척추질환이다. 주로 50대 이상에서 많이 보이며 특히 여성은 폐경 이후 급격한 호르몬의 변화로 남성보다 그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나고 있다.

증상은 디스크 탈출증과 비슷해 오인하기도 하나 디스크탈출증처럼 갑자기 나타나기보다는 서서히 나타난다. 허리 통증, 양측 다리 저림과 같은 복합적 신경증상을 보이며, 엉덩이 부근에서 발끝까지 찌릿한 통증이 넓은 범위로 나타난다. 보행 시 심한 통증으로 오래 걷기가 힘들며, 허리를 앞으로 숙이면 잠시 통증이 줄었다가 허리를 펴고 걷게 되면 다시 통증이 나타난다.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 운동치료 등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시행한다. 하지만 신경마비 증상, 대·소변 장애, 심한 협착으로 일상생활이 힘든 경우나 보존적 치료에도 호전이 없을 시에는 양방향척추내시경수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이 수술은 양방향 내시경을 사용하여 병변 부위를 정확하게 제거하며 정상 조직손상이 적고, 척추체를 최대한 보존하며, 고령·만성질환자에게도 안전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척추질환은 대개 노화뿐 아니라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구부정한 자세, 허리를 비트는 동작, 허리에 부담을 주는 작업 자세 등은 척추퇴행을 가속화한다. 그러므로 평소에 척추에 무리가 되는 자세나 동작은 최대한 삼가도록 해야 한다.

◇척추압박골절= 이 질환은 골다공증과 관련이 매우 깊다. 골다공증이 심한 어르신은 낙상이 아니어도 골절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나 어르신의 척추압박골절이 더 위험한 것은 심한 통증으로 인한 활동 저하가 큰 이유다. 척추, 고관절, 다리 부위의 골절은 일상에서 움직임의 제한이 크며 이로 인해 욕창, 소화불량, 심부정맥 혈전증, 패혈증 등 여러 합병증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압박골절은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척추뼈가 으스러지고 부서진 터라 다친 때부터 매우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이때 일어나거나 앉거나, 눕는 것 등 자세 변경이 힘들고 아프다. 그런데 보행 시에는 통증이 감소되다 보니 골절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특징이 있다.

검사는 우선 X-ray로 척추압박 여부를 의심할 수 있지만 이는 예전에 다친 것인지 최근에 다친 것인지 정확한 판별이 어렵다. 그래서 보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검사를 시행한다.

초기 치료는 보존적 치료로 안정가료, 약물치료, 보조기 착용 등을 시행한다. 중증 이상 압박골절,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 2주 이상의 안정 후에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압박이 진행될 때는 척추체성형술이 고려된다. 척추체성형술은 피부 절개 없이 국소마취 후 특수 주삿바늘을 이용해 골절된 척추 뼈에 인공뼈시멘트를 주입하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대략 20분 정도이며 부작용 또한 적은 편이다. 상태에 따라 여러 부위의 척추 뼈를 동시에 치료하는 것이 가능하며 고령의 환자에게도 치료가 가능하다.

◇추간판탈출증 = 누군가 허리가 아프다면 ‘혹시 허리디스크병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먼저 스칠 정도로 우리에게 익숙한 척추질환이다. 디스크의 섬유테 균열로 안에 있는 수핵이 흘러나와 신경을 눌러 여러 가지 증상을 일으키는 척추질환이 바로 추간판탈출증이다. 척추의 퇴행성 변화, 척추의 과도한 사용, 외상에 의해 발생된다.

추간판탈출증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 MRI검사가 이뤄지며 이 검사는 디스크의 변성, 탈출 정도, 탈출 방향까지 정확히 알 수 있다.

초기에는 소염제와 근이완제 등의 약물치료, 물리치료, 도수치료 등의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나 이후에도 호전이 없다면 신경성형술과 같은 적극적인 비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신경성형술은 허리 디스크 발병 부위에 아주 얇은 관을 삽입하고 이를 통해 여러 약물을 투입하여 염증과 통증을 개선시키는 시술이다. 시술 시간은 10분 정도이며 흉터가 거의 없고 일상으로 복귀가 빠른 장점이 있다. 고령,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다른 질환을 동반하고 있는 경우에도 치료가 가능하다. 이후 척추주변의 근육과 인대를 강화하는 척추 강화 운동을 병행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통증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한 경우, 발가락이나 발목의 힘이 약해진 경우, 대소변을 보는 힘이 약해지거나 양다리를 전혀 움직일 수 없는 심각한 마비 증상을 보이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이런 경우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약해진 근육의 힘이 돌아오지 않는 영구 장애가 남을 수 있다.

허리가 아프다고 모든 경우가 허리디스크병인 것은 아니듯 척추질환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정확한 진단을 받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디스크병일지라도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약 10% 정도이다. 대부분이 치료 시기만 늦지 않으면 수술하지 않더라도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의 치료가 가능한 셈이다. 그러니 증상이 있다면 이를 간과하지 않도록 하자. 또 일상에서도 양반다리로 바닥에 앉는 자세보다는 의자에 앉아 생활을 하는 습관 개선이나 허리 주변 근육 강화를 위해 평지에서 걷기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도 척추 건강에 도움이 된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도움말= 반성배 창원the큰병원 대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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