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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팔도핫플레이스] 전북 무주 구천동 ‘어사길’

봄 출두요, 이리 오너라~!

기사입력 : 2024-04-05 08:13:07

16경 인월담에서 32경 백련사까지 4.9㎞구간
청렴·치유길 등 계곡 조망하며 숲 매력 만끽

박문수·김시습 등 곳곳에 숨은 이야기 가득
주변에 사자담·덕유산국립공원 등 명소도


봄이다. 이제 막 물이 오르기 시작한 나무는 세상을 온통 연둣빛으로 물들이고, 꽉 쥔 손가락을 펴듯 꽃망울을 터트리기 시작한 꽃들은 겨우내 굳어있던 마음을 간지럽힌다. 무릉도원이 있다면 이런 모습일까? 울창한 숲과 기암괴석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 이름 모를 꽃들과 지저귀는 새, 비경 사이사이 숱한 걸음들이 봄바람에 살랑이며 ‘이리 오라!’ 손짓한다.

제19경 비파담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무주군/
제19경 비파담을 탐방객들이 걷고 있다./무주군/

전북특별자치도 무주의 구천동계곡은 설악산의 천불동계곡과 지리산의 칠선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계곡의 하나로, 그 품에 안긴 ‘어사길’은 백미 중의 백미로 꼽힌다. 이곳의 절경이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철마다 탐방객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다. 등산과 산책이 모두 가능해 연인, 친구는 물론 아이들이 있는 가족 단위 탐방객들이 대거 몰리는 숲속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한 지 이미 오래다. 특히 올해는 ‘2024 자연특별시 무주방문의 해’로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먹거리 할인 등 유용한 혜택들을 장착하고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인월담 다리 위를 걷는 탐방객들 모습. /사진제공=무주군/
인월담 다리 위를 걷는 탐방객들 모습. /사진제공=무주군/

◇마음을 사로잡는 비경= 구천동 어사길은 구천동 33경 중 16경 인월담에서 32경 백련사까지 4.9㎞ 구간이다.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를 간직하고 있는 어사길은 인월담 주변에 살던 사람들이 다니던 길로, 2016년 복원을 시작해 ‘숲나들길(1구간)’과 ‘청렴길(2구간)’, ‘치유길(3구간)’, ‘하늘길(4구간)’로 2020년 완성을 했다.

◇걷기에는 그만인 숲나들길= 어사길의 초입부터 인월담까지 이어진 ‘숲나들길’은 경사가 완만해 가벼운 마음으로 탐방할 수 있는 구간으로 이름처럼 나들이하기 좋은 길이다. 습지 생물뿐만 아니라 계절별로 다양한 야생화가 피고 지는 곳이라 구천동 어사길의 다양한 색을 느낄 수 있다.

청류동 계곡. /사진제공=무주군/
청류동 계곡. /사진제공=무주군/

◇어사 박문수의 덕을 담은 청렴길= 인월담을 시작으로 2구간인 청렴길이 펼쳐진다. 어사 박문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청렴길은 사자담, 청류동, 비파담, 다연대를 지나 무주 태생 김남관 대령이 극락정토를 꿈꾸며 만들던 불상의 흔적이 남아있는 구월담까지 이어진다. 특히 인월담과 비파담 사이에는 계곡을 조망하기 좋은 길들이 자리하고 있어 마음을 사로잡는다.

◇원시림의 기운 받는 치유길= 치유길은 구월담에서 금포탄, 호탄암, 청류계를 거쳐 안심대로 이어지는 어사길의 3구간으로 경사가 꽤나 심한 곳이다. 산길에서 오솔길로 바뀌는 구간도 있고 100년 이상 된 나무들도 즐비해 원시림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다. 봄에는 생명의 기운을, 여름에는 녹음의 편안함을, 가을에는 충만한 에너지를, 겨울에는 치유의 기운을 얻을 수 있어 이름도 치유길이다.

구천동 어사길 탐방행사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숲나들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무주군/
구천동 어사길 탐방행사에 참가한 관광객들이 숲나들길을 걷고 있다. /사진제공=무주군/

◇해탈의 경지 하늘길= 이곳은 구천동 어사길 복원 구간 중 가장 최근에 개통한 구간으로 쉼터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어사길의 마지막 구간인 하늘길은 구천동과 백련사를 오고 가던 행인들이 건넜던 안심대에서 시작이 된다. 신양담, 명경담, 구천폭포, 백련담, 연화폭, 이속대, 백련사로 이어지며 완만한 경사가 지속되는데 목재 데크와 야자 매트 덕분에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곳곳에 피어있는 이야기꽃도 흥미롭다. 매월당 김시습이 관군을 피해 쉬었다는 ‘안심대’가 그렇고, 맑은 물에 자신을 비추며 심신을 가다듬었다는 ‘명경담’ 또한 그러하며, 속세와 연을 끊고 깨우침을 얻는다는 ‘이속대’가 그러하니 가만히 떠올리며 걷다 보면 어느새 목적지 백련사에 닿는다.


어사길에 펼쳐진 절경

구천동 33경은 1경 나제통문에서 33경 향적봉까지 경치가 빼어난 곳을 찾아 이름붙인 것으로 어사길에는 16경 인월담에서 32경인 백련사가 자리하고 있다.

◇인월담(16경)= 일사대와 파회와 어깨를 겨루는 구천동 3대 명소 중 한 곳으로 신라 때 인월화상이 절을 짓고 수도하던 곳이라 해서 인월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반석위로 쏟아지는 폭포수가 소를 만들고 다시 바닥에 깔린 암반 위로 미끄러져 비단폭을 이룬다.

◇사자담 (17경)= 사자목에 살던 사자가 내려와 목욕하던 곳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지며 사자 형상을 한 바위가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비파담(19경)= 비파 모양을 닮아 비파담이라는 이름이 붙여졌으며 옛날에 선녀들이 내려와 비파를 타며 놀았다는 전설을 담고 있다.

◇다연대(20경)= 비파담과 연계된 기암이다. 구천동에서 참선하던 옛 선인들이 비파담으로 미끄러지는 옥류(玉流)에 감탄하고 차를 끓여 마시면서 심신의 피로를 풀었다는 명소다.

어사길 주변엔 여기도!

◇덕유산국립공원= 무주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덕유산. 우리나라 12대 명산 중 하나로 해발 1614m의 향적봉이 주산이다. 봄에는 철쭉, 여름에는 시원한 계곡과 녹음,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상고대가 어우러진 수려한 설경은 국내외 최고로 정평이 나 있다.

전북일보= 김효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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