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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창원시-환경단체, 무엇이 우선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사입력 : 2024-04-25 19:34:42

창원천 하도 준설공사를 두고 찬반 양론의 대립은 해묵은 논란을 재연하는 것 같아 보인다. 창원시가 최근 창원천 재해예방을 위해 하도 준설공사를 시작하자 환경단체가 재해를 빙자한 깜깜이 공사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환경단체의 논리는 창원천 하천생태계 보호가 우선이고 창원천을 포함한 남천 준설은 뱃길 조성의 의도가 있다는 게 하천 준설 백지화를 요구하는 이유다. 하지만 창원시는 집중 호우 때 범람위기에 놓여 있는 것이 창원천이며, 지난해처럼 범람 위기가 재연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창원천 준설은 시민의 안전과 생존권의 문제라는게 입장이다.

해묵은 논란이라고 표현한 것은 창원천 준설공사가 양산 천성산 터널공사에 비쳐져 하는 얘기다. 당시 양산시 내원사 승려인 지율 스님은 KTX 터널공사반대 100일 단식을 하면서 도롱뇽을 원고로 소송을 제기해 세 차례 공사 중단으로 어마한 물질적 손실을 끼친 사건이다. 터널이 뚫리면 천성산에 사는 도롱뇽이 살 수 없다는 게 지율스님의 주장이었다. 결국 대법원에서 도롱뇽 소송을 기각한 후 터널 공사가 완공됐고, 도롱뇽도 사라지지 않았다. 창원천 준설 공사도 세심하게 짚어봐야 할 것이 이 부분이다. 매년 하천 범람의 위험에 내버려둘지라도 환경을 지킬 것인가, 범람에 대비하는 환경을 만들어 안전한 도시를 만들 것인가를 숙고해봐야 한다.

창원시장의 창원국가산단 미래 50년 비전 발표 기자회견에서 준설로 바닷길 운운한 것은 창원의 미래 도시를 언급한 부분이 아닌가 싶다. 이 부분은 정확한 설명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환경단체의 생태환경 보호 활동 부분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한때 개발 논리에 휩싸인 마산 봉암갯벌을 살려낸 것도 이들의 활동이었다. 이들의 주장에 모든 것을 부정적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창원천 준설 부문은 무엇을 위한 것인지, 생태복원의 시간과 파괴의 최소화 등은 따져봐야 할 대목이라는 것이다. 최근 들어 재난재해로 생존 위협까지 당하는 기후변화가 빈번해지고 있다. 창원천 준설이 이런 논리라면 창원시와 환경단체가 무엇이 우선인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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