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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5월의 김밥-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기사입력 : 2024-04-29 19:35:47

5일간 휴가를 다녀온 아이는 가장 먹고 싶은 한국 음식으로 ‘김밥’을 주문했다. 귀찮긴 하지만 햄, 달걀, 어묵, 시금치, 당근 등 입맛에 맞게 속재료만 준비해두면 골고루 먹기에는 이만한 메뉴가 없다. 라면이나 떡볶이, 계란국 등 김밥과의 조합도 다양하니, 다양하고 맛있고 건강하게 먹는 음식으로 손꼽는다.

▼과거에는 운동회, 소풍 날에나 먹는 특별한 음식이었지만 재료를 대량으로 준비해 즉석에서 마는 즉석 김밥 프랜차이즈가 생긴 후로는 값싸고 빠르게 한 끼를 때우는 음식이 됐다. 이후 삼각김밥 등 더욱 간단해진 형태로 편의점에서 판매됐고 최근에는 한류,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해외에서도 김밥이 인기를 얻으면서 대표 K-푸드로 진화해 수출이 가능한 냉동김밥의 탄생까지 이르렀다.

▼‘값싸고 빠르게, 언제 어디서나’라는 수식이 붙는 음식의 가격이 오르면 서민경제에 직격탄이 된다. 올해는 특히 김밥 가격 상승세가 주목받았다. 기후 변화로 인한 생산량 감소, 수출량 증가 등 주 재료인 ‘김’ 가격 상승이 주된 원인이다. 김밥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을 인상하거나 예고했다. 올해 김밥 한 줄 가격은 3323원으로 전년 동기 3123원과 비교했을 떼 6.4%나 비싸졌다. 2020년 2446원이던 김밥 가격은 2021년 2692원으로 10% 이상 오른 후 2022년엔 2831원으로 인상됐으며 지난해 3000원 선을 돌파했다.

▼서민의 밥 친구인 김 가격이 오르며 금(金)밥이 된 김밥뿐일까. 코코아·설탕 등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초콜릿 가격은 물론, 외식 메뉴 대표인 치킨도 가격 인상 조짐이다. 4월 총선이 끝났으니 도시가스 요금과 전기요금 조정도 코앞이다. 하필이면 가정의 달인 5월의 시작이다. 줄줄이 낀 어린이날, 어버이날 등 연중행사를 앞두고 가족과의 특별한 외식도, 평범한 한 끼도, 가족의 화목조차도 부담이 되는 잔인한 5월이다.

이지혜(디지털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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