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긴 가뭄 뒤 폭우·이상 고온… 작년 경남 ‘기후 양극화’로 몸살

기사입력 : 2024-05-01 21:17:57

기상청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
강수량 2183.6㎜로 전년보다 2배↑
이른 봄꽃 개화·초가을 고온 잇따라
12월 한 달 기온 변동폭 ‘역대 최대’


지난해 경남지역은 긴 가뭄 뒤 집중호우가 쏟아지는가 하면 3월과 9월의 고온 현상, 극심한 기온변동폭 등 양극화된 날씨를 보인 것으로 기록됐다.

◇역대급 가뭄 뒤 폭우= 지난달 30일 기상청이 환경부 등 12개 부처 25개 기관과 합동으로 발간한 ‘2023년 이상기후 보고서’에 따르면, 남부지방은 2022년부터 역대 가장 길었던 249일 동안의 가뭄이 해소되자마자 5월부터는 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다.

남부지방의 5월 강수량은 191.3㎜로, 평년보다 많은 역대 3위를 기록했다. 남부지방의 장마철 누적 강수량은 712.3㎜로, 전국적인 기상관측망이 갖춰진 1973년 이후 역대 1위로 집계됐다. 특히 7월 중순에는 정체전선이 충청 이남 지역에 장기간 정체하면서 남부지방에 많은 비가 내렸다.

경남의 경우 지난해 2183.6㎜가 내려 전년(1036.8㎜) 대비 2배 많이 내렸고, 평년(1534.1㎜)과 비교해도 649.5㎜ 더 많이 내려 역대 3위로 집계됐다.

◇3월 때이른 고온·9월 때늦은 고온= 지난해 3월은 전국적으로 평년보다 높은 기온으로 봄꽃이 빠르게 개화했으며, 9월에는 이례적인 고온이 나타났다. 3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9.4도로 평년 대비 3.3도 높아 4월 하순의 기온을 보였고, 9월 역시 22.6도로 모두 1973년 이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특히 3월 31일에는 남부지방에서 일최고기온 극값 1위를 기록하는 지역이 많았다. 경남의 경우 양산(26.6도), 의령·밀양(각 26.3도), 진주(25.6도)가 일최고기온 극값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3월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 지역에 고기압성 순환이 발달해 맑은 가운데 햇볕이 더해져 유라시아 전역에서 지상 기온이 매우 높았다고 설명했다.

9월에는 이례적인 고온 현상이 이어졌다. 9월의 전국 평균기온은 22.6도로 평년 대비 2.1도 높아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중국과 우리나라, 일본을 중심으로 폭넓게 고기압이 발달하고,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 대비 동중국해상으로 확장하면서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따뜻한 남서풍이 불어 기온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남, 12월 기온 변동폭 ‘역대 최대’= 겨울에는 기온 변동이 매우 컸다. 지난해 1월과 11월, 12월에는 역대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격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벌어졌다. 경남의 경우 특히 12월 한 달간 기온 변동폭(해당 월의 일 평균기온으로 산출한 표준편차)이 5.3℃로 역대 최대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1월( 4.2℃)과 11월(5.4℃)도 각각 역대 2위로 집계됐다. 석 달 모두 기온변동이 매우 컸던 이유는 따뜻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후 시베리아에서 기압능(저기압골)이 급격히 발달함과 동시에 북동아시아에 남북 흐름이 강화돼 북극 주변의 찬 공기가 북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됐기 때문이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2023년은 남부지방에 이어졌던 긴 가뭄이 끝나자마자 발생한 집중호우, 큰 기온변동폭 등 다양한 극한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를 경험했던 해”라고 분석했다.


자료사진./픽사베이/

김태형 기자 th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태형 기자의 다른 기사 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