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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 기습 폭우에… 경남 1명 숨지고 마을 곳곳 침수

고성서 급류에 휩쓸린 70대 사망

합천서 2곳 물에 잠겨 주민 대피

정전·토사 넘침 등 피해 신고 잇따라

기사입력 : 2024-05-06 21:00:05

어린이날이 포함된 연휴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경남에서 70대가 수로에 빠져 숨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6일 경남경찰청과 경남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에서 70대 남성이 불어난 물에 휩쓸려 실종됐다가 하루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일 오후 5시 33분께 인근 주민이 수로에 사람이 떠내려가는 것을 목격하고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소방은 흙탕물에 유속이 빨라 수색에 어려움을 겪다가 6일 오전 6시 49분께 실종 장소와 300m 떨어진 곳에서 숨져 있는 70대 남성을 발견했다.

6일 오전 경남 소방대원들이 고성군 대가면에서 수난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6일 오전 경남 소방대원들이 고성군 대가면에서 수난사고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경남소방본부/

6일 오후 4시 30분 집계에서 호우 피해로 인한 대피 인원은 도내에서 88명으로 파악됐다. 5일 오후 11시 39분께 합천군 대양면 양산·신거마을 일대가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소방당국이 6일 오전 2시께 18가구 주민 40명을 모두 구조했다. 이 중 투석 환자인 30대 남성과 80대 여성이 너무 놀라 병원으로 옮겨졌다. 이후 15명이 추가로 대피해 이 마을 대피자는 55명으로 늘었다. 집계 시각까지 55명 중 24명이 귀가했지만, 나머지는 주택 침수 피해가 큰 탓에 친인척 집이나 병원에 잠시 들른 뒤 모두 대피소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5일 오후 11시께 합천군 대양면 인근 하천이 월류해 마을이 침수된 모습./경남소방본부/
지난 5일 오후 11시께 합천군 대양면 인근 하천이 월류해 마을이 침수된 모습./경남소방본부/

경남도에 따르면 5일 자정 기준 합천군 강우량은 59.6㎜로 경남 평균 강우량인 86.1㎜보다 적었지만,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고속국도 제14호선 함양~창녕 간 건설공사 때 설치한 임시도로가 유속 흐름을 방해하면서 하천이 월류해 침수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도와 합천군은 추가 월류를 막기 위해 임시도로 일부를 철거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6일 양산마을을 방문해 주민, 자원봉사자들과 면담하고 철저한 피해 조사를 약속했다.

호우로 인한 주민 대피는 진주와 하동, 남해에서도 발생했다. 진주 수곡면, 대평면, 천전동에 있는 마을에서 주민 28명이 산사태 위험으로 일시 대피했고, 하동군 두곡리 주민 4명과 남해군 남변리 주민 1명이 옹벽 붕괴나 산사태 위험으로 한때 몸을 피하기도 했다. 이들 주민은 6일 오전 중으로 모두 무사히 귀가했다.

이번 폭우로 인해 창원에서 5일 오후 4시 54분께 가포동 일대 4개 아파트에서 2625세대에 정전이 발생해 한국전력공사에서 긴급 수리를 완료했다. 또 같은 날 오후 7시 46분께 성산구 신월동 소재 주택에서 지하가 침수돼 2t가량 배수 지원이 이뤄졌다.

경남청은 교통사고 처리와 안전사고 대비 등 82건의 112신고를 접수해 처리했다. 또 창원·경남소방본부는 마을과 도로 침수, 나무 쓰러짐, 토사 흘러넘침 등 69건의 비·바람 피해 신고가 접수돼 소방활동을 벌였다.

경남도는 5일부터 6일 오전 6시까지 도내 18개 시군에 평균 108.3㎜의 강수량이 쏟아진 것으로 파악했다. 남해 260.6㎜, 하동 234.5㎜, 진주 156.5㎜, 창원 133.3㎜ 등지로 많은 비가 내렸다.

기상청은 7일까지 도내 각지에서 대체로 흐리고 새벽 사이 가끔 비가 내리는 곳이 있다가 8일 오후부터 차차 맑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재경·차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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