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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남 총선 정반대 성적표에 경남 다선 ‘풍요 속 빈곤’?

[총선 그리고] 22대 국회 원구성 엇갈린 수요·공급 법칙

기사입력 : 2024-05-08 08:13:51

양당 공천이 속속 진행 중이던 지난 2월에만 해도 경남 출신 국회 부의장 탄생 가능성과 그 기대감이 높았다. 그럴만한 것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경남 현역 대부분에 공천장을 주며 다선 의원이 대거 나올 가능성이 매우 컸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는 통상적으로 4선이면 국회 부의장 후보에 해당한다. 국민의힘의 경우 3선 의원 4명(김태호, 윤영석, 조해진, 박대출)이 공천장을 받았고, 민주당에서는 3선인 김해갑 민홍철 의원이 공천자로 확정되며 ‘경남 최초 민주당 4선’ 탄생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민홍철 후보는 실제 총선기간 기자회견을 통해 22대 총선 당선 땐 국회 부의장에 도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총선이 끝난 현 시점에서는 그 가능성과 기대감이 다소 반감된 상태다.

총선 결과 성적표를 놓고 보면 경남 상황과 전국 상황이 정반대여서 민주당 몫 자리는 많지만 후보군에 해당하는 경남의원은 적고, 국민의힘 몫 자리는 적은데 다선 경남의원은 많다. 수요와 공급이 완전히 엇갈리는 상황이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지난달 6일 창원시 성산구 경남연구원 1층에 마련된 용지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경남신문DB/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둘째날인 지난달 6일 창원시 성산구 경남연구원 1층에 마련된 용지동 사전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경남신문DB/

구체적으로 민주당이 국회의장과 부의장 외 다수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차지할 가능성이 크지만 경남에서는 4선 1명, 3선 1명, 초선 1명 뿐이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당선인 13명 중 4선이 3명으로 인적자원이 풍부하지만 의석 비율에 따라 국회 내에서 자리는 매우 한정적인 상황이다.

경남에서는 지난 20대 국회 후반기에 5선 이주영 의원이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앞서 18대 국회 후반기에는 6선 박희태 의원이 국회의장을, 14대 국회 전반기에는 7선 황낙주 의원이 국회의장을 지냈다. 두 의원 모두 국회의장 전 국회부의장을 지냈다.

국회의장 자리를 차지할 민주당에서는 본격적인 선거운동기간 시작도 전에 5·6선 의원들의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고, 4선인 부의장 후보들은 조용히 물밑 경쟁 중이다.

경남의 민홍철 의원 외 남인순, 이학영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민 의원은 민주당이 5석밖에 얻지 못한 부·울·경(부산·울산·경남)에서 4선 의원이라는 점이 나름의 강점이다. 문제는 국회의장 선거가 ‘명심(이재명 대표 의중) 경쟁’으로 흘러가면서 부의장 역시 친명 경쟁이 된다면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선거일은 오는 16일로 국회의장 후보와 국회부의장 후보가 함께 선출된다.

국회부의장의 경우 원내 교섭단체인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한 명씩 후보를 내고 두 당이 한자리씩 맡는 관례 상 1석은 국민의힘 몫이나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과 원내대표 선거 등으로 아직까지 국회 부의장 후보군에 대한 언급은 적은 상태다.

특히 다선 당선인이 많은 국민의힘의 경우 국회부의장 1석에 대해서만 후보를 내야하기 때문에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경남에서는 최다선인 4선이 3명이지만 실제 부의장 후보군은 5선 이상 의원들이 거론되는 실정이다. 국민의힘 5선 이상 당선인은 권성동·김기현·나경원·윤상현·조배숙 당선인까지 총 8명이며 최다선인 6선 조경태·주호영 당선인 중 한 명이 국회부의장이 유력하다는 예측이다.

나름 다선의원을 다수 배출했으나 22대 국회에서 경남 다선 파워가 제대로 발휘될 지는 모를 일이 돼버렸다. 양당의 경남 성적표와 전국 성적표가 엇갈리니 경남에서는 어떤 당도 온전히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여야가 본격적인 경쟁에 시동을 건 상임위원장 자리까지 이야기를 확대해도 마찬가지다.

꼭 22대 국회에서 어떤 자리를 차지해야만 다선의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다선 의원의 ‘풍요’ 속에도 경남 다선 의원이 차지할 자리는 ‘빈곤’해질 이 상황이 살짝 아쉬울 뿐이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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