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6·2지방선거가 남긴 교훈과 과제- 백중기(전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

기사입력 : 2010-06-10 00:00:00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출구조사가 나오기 전까지는 아무도 결과를 예측하지 못했던 선거라는데 있는 것 같다. 주요 언론기관들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나라당의 무난한 승리, 혹은 압승을 예상했으나 결과는 반대였다.

특히 그 동안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렸던 경상남도의 선거결과는 가장 큰 이변으로 불릴 만하다. 야당과 시민단체가 연합 공천한 김두관 후보가 도지사로 당선되었고, 18개 시장·군수 중 민주당과 무소속이 7명, 도 의회는 54명 중 16명, 시·군 의회는 259명 중 101명이 야당 또는 무소속으로 넘어갔다.

어떤 사람들은 정권심판에, 또 일부에서는 너무 커져버린 여당에 대한 견제, 보수의 분열과 진보의 단일화, 또 어떤 사람들은 잘못된 공천에 원인을 두는 등 다양한 의견들이 있으나, 그 외 많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원인 찾기는 각 정당에 맡겨두고, 이제 우리는 도민들의 소망과 바람을 어떻게 도정에 반영하여 경남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을 이루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실천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선거로 인해 증폭된 적개심과 분열을 털고 미래를 위한 발걸음을 서둘러야 할 때이다.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와 야당, 그리고 한나라당에 간곡히 부탁한다.

첫째, 도민의 이익 앞에서는 협력해 달라는 것이다. 도지사와 의회가 건강한 비판과 견제의 관계를 가져간다면 도정의 긴장도와 정책품질이 높아질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극한 대립을 가져간다면 그로 인한 불이익은 고스란히 도민들이 져야 한다. 경남도의 경우 재정자립도가 33% 정도에 불과해 대부분의 예산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인 경남 출신 국회의원들이 함께 뛰어주지 않는다면 예산 확보가 어렵다. 국회와 도의회, 시장·군수가 대부분 한나라당 소속이고, 한나라당이 지역에 굳건한 토대를 구축하고 있으므로 한나라당의 협조를 받지 않고서는 도의 정책들이 탄력을 받기 힘들다.

협력의 분위기를 만들어가야 할 일차적인 책임은 도정을 맡게 될 김두관 도지사 당선자와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에 있다. 당선자측에서는 보다 겸손해져야 하고, 당선에 공이 있는 정치세력들도 사심을 버려야 한다

두 번째는, 도민들을 보고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하는 정치, 당을 보고 하는 정치, 정치공학적인 얕은 술수에 의한 정치가 아니라 당당하게 도민들을 상대로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큰 정치를 해달라는 것이다. 소리 없이 바다로 나아가는 큰 강물 같은 민심을 믿고, 진정성 있는 정치를 해야 한다.

세 번째, 상대방을 인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보수든 진보이든, 도정의 목적이 경상남도의 발전과 도민의 행복 증대라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정책을 가지고 치열하게 토론하고 싸우되 서로 상대방을 인정하면서 관용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무시와 조롱은 정치가 아니다.

공자는 군자는 화이부동(和而不同)하고 소인은 동이불화(同而不和)한다고 했다. 우리 지역의 정치세력이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철학을 잘 새겨주기 바란다.

오랫동안 익숙하던 한나라당 일당 체제에 균열이 오다보니,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것 같다. 한나라당은 겸손하고 도민을 섬기는 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야당은 좀 더 안정적이고 지지를 받을 수 있는 계기로 만들어 가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4년 후 아름다운 승부를 가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백중기(전 경남도립남해대학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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