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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창원지역 대기업들은 ‘착한 기업’인가?- 김진호(정치부 부국장대우)

기사입력 : 2024-06-10 19:13:01

요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착한 기업’들이 각광받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단순히 이익 추구만을 목표로 하는 기업보다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환경 보호 등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운해장학재단은 올해 이공계 대학생 300명에게 장학금 24억원을 지급한다. 재단은 최평규 운해장학재단 이사장(SNT그룹 회장)이 대한민국의 글로벌 인재 육성을 위해 사재 100억원을 포함해 300억원 규모로 2013년 출범했다. 이후 네 차례 추가 기부 등을 거쳐 기본 재산은 올해 기준 900억원 규모로 늘었다. 11년간 재단이 지급한 장학금 총액은 84억원, 장학생 수는 1000명이 넘는다.

경남스틸㈜ 최충경 회장이 작고하신 모친 고(故)정귀남 권사의 유지를 기려 만든 귀남장학회는 1996년부터 경남스틸에서 건립, 희사한 창신고등학교 귀남관 기숙사에서 수학한 학생을 매년 2명씩 선정해 4년간 대학 등록금 전액을 수여해오고 있다. 1996년 이후 29년간 45명에게 지급된 누적 지원금액은 16억7000만원에 이른다.

일본 투자회사인 마산자유무역지역내 한국태양유전은 교통사고로 어려움을 겪는 교통사고 유자녀들을 돕기 위해 1974년 10월 재단법인 한국태양유전교통사고유자녀장학회를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1만2100명에게 70억원의 장학금을 지급했다. 이 장학회는 장학금 지급 외 매년 장학생을 선발하여 해외문화체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창원 원이대로 소계광장에서 가음정사거리까지 S-BRT(고급 간선급행버스체계)가 운영 중인데 중앙버스정류장 42개소 중 30개소에 휠체어 대기공간, 자동문, 온열의자, 와이파이, 공기청정시스템, 냉방시설 등을 갖춘 다기능형쉘터(스마트 버스정류장 쉼터)가 설치돼 있다.

쉘터 10개는 로만시스, 마이비 AFC, 범한메카텍,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위아, 효성중공업, BNK경남은행, NH농협은행이 기부채납했다. 이들 기업 덕분에 S-BRT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편리하게 정류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대단히 고마운 일이다.

창원공단에는 대기업·중견기업 50여개사, 중소기업 800여개, 소기업 2000여개 등 2800여개 크고 작은 기업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 기업 중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대기업들이 사회적인 책무를 다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일부 대기업들은 수익에 비해 사회공헌이 지나치게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 최고 방산기업 반열에 오른 창원공단 소재 일부 방산체계기업들이 하청업체에게 납품단가를 후려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참다못한 일부 기업들이 관계기관에 진정을 할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구자천 창원국가산단발전협의회장은 지난 4월 공식석상에서 “대기업이 창원에 있는 것은 굉장히 고마운데 착시현상이 있다”면서 “대기업이 창원과 시민에게 주는 문화와 복지, 혜택이 충분히 감사해할 수 있는 데까지 도달했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해 대기업의 사회공헌이 미흡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하기도 했다.

창원지역 대·중소기업들이 지역사회 및 협력업체와의 동행을 통해 ‘좋은 기업’을 넘어 ‘착한 기업’, ‘위대한 기업’으로 사랑받기를 기대한다.

김진호(정치부 부국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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