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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수와 함께 떠나는 탐조여행] (25) 꼬마물떼새

연기의 달인 어미새의 특별한 모성애

기사입력 : 2024-06-06 20:41:22

저수지 주변 번식하는 여름철새, 노란 눈 테가 매력
천적 나타나면 다친 척 연기하며 유인해 새끼 보호


창원 주남저수지 인근 논 습지에 대표적인 여름 철새 꼬마물떼새가 찾아왔다. 오늘 탐조 여행의 주인공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새끼를 지켜내는 꼬마물떼새다.

꼬마물떼새는 도요목 물떼새과 새로 주로 하천과 논 습지, 해안, 호수, 저수지 등에서 볼 수 있다. 주남저수지 주변의 논 습지에서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몸길이는 16㎝로 물떼새 중 가장 덩치가 작고, 몸은 윗면은 갈색이며 턱밑, 가슴, 배는 흰색이다. 눈 주위, 이마, 가슴은 검은색이고, 노란색 눈 테가 선명하다.

꼬마물떼새 부부가 열심히 포란 중인 모습.
꼬마물떼새 부부가 열심히 포란 중인 모습.

저수지나 하천 주변의 자갈밭에서 번식하며, 알은 보호색이 뛰어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침입자나 천적이 출현하면 다리나 날개가 부러져 자신이 다친 것처럼 비틀거리며 침입자를 유인하는 의태 행동으로 천적을 속여 새끼를 보호한다.

주남저수지 인근 논에서 꼬마물떼새들이 요란스럽게 울어 댄다. 두세 마리가 날아다니며 맞선을 보는 듯하다. 한참 동안 무리를 짓던 꼬마물떼새는 두 마리로 정리가 된다. 잠시 후 이상한 행동이 이어지더니 암컷이 자세를 잡고 몸을 낮추자 수컷이 암컷의 등에 올라가 짝짓기를 시작한다.

꼬마물떼새의 짝짓기.
꼬마물떼새의 짝짓기.

10여 초의 짧은 짝짓기가 끝난 이후 꼬마물떼새는 논 습지에서 사라졌다. 그 이후 보름의 시간이 지난 후 주남저수지 인근의 넓은 주차장에서 녀석 부부를 발견했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알록달록한 알 4개를 낳고 열심히 포란 중인 모습이 관찰되었다. 새끼가 부화하기까지 무수히 많은 위험이 있었지만 어미의 지극한 모성애로 새끼가 부화했다.

알을 품고 있는 모습.
알을 품고 있는 모습.
알에서 부화한 새끼가 어미 밑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알에서 부화한 새끼가 어미 밑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꼬마물떼새는 산새들에 비해 너무도 허술하고 초라하게 둥지를 만든다. 하지만 뛰어난 보호색을 가진 알과 천적을 속이는 연기력인 의태 행동으로 새끼를 지켜낸다. 꼬마물떼새 부부는 새로운 생명을 주남저수지에서 탄생시겼다. 꼬마물떼새 가족은 이곳에서 건강하게 자라서 올가을 월동지로 떠날 것이다. 올봄 주남저수지를 찾아온 꼬마물떼새가 내년 봄 새끼들과 함께 다시 찾기를 기대한다.

최종수(생태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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