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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구 경남자치경찰위원장, 도의회서 '뭇매' 맞은 까닭은

기사보도 내용 해명하는 태도 '부적절' 지적

'기자는 약자' 등 왜곡된 언론관 드러내기도

기사입력 : 2024-06-16 16:13:54

임명된 지 한 달이 채 안된 김동구 경남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이 경남도의회에서 부적절한 언행으로 '곤욕'을 치렀다. 김 위원장은 한 언론의 보도내용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기자는) 앞에서 말하고 뒤에서 말하는 게 틀리다", "기자는 약자"라고 말하는 등 왜곡된 언론관을 여과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경상남도의회./경남신문 DB/

지난 12일 열린 제414회 경상남도의회 정례회 제2차 기획행정위원회와 이튿날 13일 도청 담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연달아 지적을 받았다. 의원들은 지난 5월 30일 '문화일보' 보도에 대해 질의를 이어갔다.

'문화일보'는 지난달 30일 김 위원장이 출퇴근 시간을 지키지 않은 점, 개인 업무를 병행한 점, 도의회 참석 후 회의 도중 이석한 점 등을 보도했다.

12일 기획행정위에서 장병국 의원은 "근태는 도청 공무원인 위원장이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도의회 예결위에 참석을 안했는데, 기사에 보면 독립기관인데 예결위 의원들에게 예산을 달라고 인사하는 것은 아니다 싶어 시범을 보여줄 겸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다고 하는데 사실이냐"고 질의했다. 김 위원장의 사실이 아니라는 답변에 장 의원은 "웃을 일이 아니다. 기자 한 명 설득 못하면서 자치위원장을 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

박준 기획행정위원장에게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위원장은 "사실 저도 어느 정도 나이가 되고 여러 기자를 만나봤지만 앞에서 말하고 뒤에서 말하는 게 틀리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그날(취재)도 안 만나려고 했는데…"라고 말하는 등 언론에 대한 부적절한 태도를 나타냈다.

상임위 해명에도 다음 날 열린 도청 담당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김 위원장의 태도가 입방아에 올랐다. 김 위원장은 지난 5월 열린 예결특위에서 소개 전 자리를 떴다. 기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독립기관이 예결특위 위원에게 인사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 시범을 보이고자 자리를 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머릿속에 정리가 안 돼 답은 못하겠지만 잠깐 화장실 갔다가 들어가기 머쓱해서 못 들어갔다"고 기자에게 말한 것이 와전됐다고 답했다.

해당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왜 정정보도를 요청하지 않았냐는 예결특위 위원들의 질문에 김 위원장은 "정정보도나 법적인 대응을 하려니 기자도 강자가 아니라 약자 측면에 있어서, (위원회) 업무가 약자 보호라서 소주 한잔 먹고 화해하기로 했다"고 답했다.

도지사 소속으로 설치되는 합의제 행정기관인 경남도자치경찰위원회 위원장으로, 경남도의회의에 출석하도록 돼 있다. 최만림 행정부지사 역시 "도의회의 관리감독 대상이 맞다"고 발언했다.

정수만 의원은 "머릿속에 들어 있는 말을 주고받았는데 보도가 나왔다는 식의 해명은 적절하지 않다"면서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는 사과가 먼저 했어야 한다"면서 태도를 문제 삼았다.

이어 이용식 의원은 "정시 출근, 퇴근은 동일하게 적용돼야 하고 갑자기 위원장을 맡아 기존 업무를 처리했다고 했는데 공무원은 겸직할 수 없다"면서 "도민을 대변해 하는 이야기인 만큼 인식을 바꿔야 한다. 국가관과 사명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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