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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수난 겪는 ‘마산 소녀상’ 보호 대책 없나

1일 SNS에 깡통 놓인 사진 게시… 잇단 훼손에 ‘의도적 행위’ 우려도

창원시 “별도 조례 제정 등 검토”

기사입력 : 2017-08-01 22:00:00


자전거 자물쇠, 항아리 파손, 이번엔 쓰레기 깡통까지….

시민들의 성금으로 마산 오동동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이 계속되는 수난을 겪고 있어 보호대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지난 1일 밤 11시 40분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추모 소녀상인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이하 다짐비)’ 앞 꽃항아리 대신에 쓰레기 깡통이 놓여져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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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7일 밤 11시 40분께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세워진 평화의 소녀상인 ‘인권자주평화다짐비’ 발 앞에 쓰레기통 용도의 깡통이 놓여 있다.



안상수 창원시장이 다짐비를 공공조형물로 지정할 것을 지시하고, 시민단체도 경찰에 누군가 소녀상을 심하게 흔들어 조형물과 바닥 접촉 부분이 헐거워졌다며 경찰에 수사를 촉구한 당일에 또다시 이런 일이 벌어지면서, 이 같은 일련의 행위에 의도성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게시물을 올린 유동렬씨는 “자전거 자물쇠로 발목을 묶은 것에 이어 이번엔 깡통을 다짐비 발 앞에 놔뒀다”며 “다짐비를 지켜주지는 못할지라도 쓰레기통을 갖다놓다니 탄식이 절로 솟구친다”고 분노했다. 유씨는 30여분 뒤 다시 다짐비 앞을 가보니 쓰레기통이 화단으로 옮겨져 있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4일과 27일에는 한 30대 남성이 다짐비 발목에 자전거를 자물쇠로 채워 놓은 뒤 누군가 바람을 뺐다고 경찰에 신고를 하는가 하면, 발 앞에 놓여져 있는 꽃항아리를 부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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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4일 밤 10시 30분께 같은 장소의 인권자주평화다짐비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시민 유동렬씨/



창원시와 다짐비 관리주체인 시민단체는 논의를 거쳐 시급히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수경 인권자주평화다짐비지키기시민모임 사무국장은 “깡통을 다짐비 발 앞에 갖다 놓은 것은 누군가 악의를 갖고 의도적으로 한 행동으로 보인다”며 “내부 논의를 거쳐 통일된 의견을 시에 전달해 보호대책이 마련되도록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시 복지여성국 관계자는 “더 이상 그냥 둘 수 없는 상황인 것 같다”며 “다짐비를 보호할 수 있는 별도 조례 제정 검토와 시민모임으로부터의 기부채납을 전제로 한 공공조형물 지정 두 가지 방법 모두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단체의 의견을 듣고 방법을 빨리 찾겠다”고 밝혔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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