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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발목에 ‘자전거 자물쇠’ 채우다니…

지난 24일 밤 마산 오동동서 발견… 시민단체 “CCTV영상 확인 후 조치”

시민이 사진 촬영 후 SNS에 올려

기사입력 : 2017-07-26 22:00:00


마산 오동동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추모 소녀상 발목에 한 시민이 자전거를 자물쇠로 채워 놓은 사실이 알려져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24일 밤 10시 30분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는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거리에 있는 위안부 피해자 추모 소녀상인 ‘인권자주평화다짐비(이하 다짐비)’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사진이 게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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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오후 10시 30분께 마산합포구 오동동 인권 자주 평화 다짐비에 자전거 자물쇠가 채워져 있다./시민 유동렬씨/



이 게시물을 올린 시민 유동렬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오동동 문화의거리를 지나다 다짐비 발목에 자물쇠가 채워져 있는 것을 목격했다. 인근에 전봇대 등 자전거 자물쇠를 채울 곳이 많았는데 이런 행동을 한 것은 고의성이 짙은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밤 9시 53분께 또 다른 시민은 이 사실을 경찰에 신고했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자전거 소유주를 알 수 없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는 못했다.

해당 자전거는 25일 새벽 시간대에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다. SNS를 통해 이 사실이 퍼지자 시민들의 분노는 끊이지 않고 있다.

다짐비는 지난 2013년 마창진시민모임 등 시민단체들이 추모비 건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시민모금 운동을 통해 2015년 8월 27일에 16㎡ 규모로 문화의거리에 세워졌다.

그러나 이 다짐비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다는 시민들의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15년 12월 말경에는 다짐비 앞 안내 표지판이 한 운전자의 부주의로 파손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또 제막식 전 막바지 공사기간인 지난 2015년 8월 17일 밤 시간에는 50대 남성으로 보이는 취객이 다짐비 주변에 쪼그려 앉아 대변을 본 일이 알려져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경희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와 함께하는 마창진 시민모임’ 대표는 “시민들의 모금을 통해 건립한 소중한 공공자산인데, 일반적인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이런 행동을 할 수 있겠느냐”며 “고의성이 있는 것일 수도 있어 경찰을 통해 CCTV 영상부터 우선 확인하여 조치를 취하고 향후 관리 방안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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