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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사랑 아이사랑 인재양성 캠페인 ② 양궁 코치가 되고픈 정은비양

“양궁 코치 꿈 향해 한 발 한 발 활시위 당겨요”

초등학교 2학년 때 양궁장 갔다가 배워

부모님 이혼에도 장학금 받으며 노력

기사입력 : 2019-01-08 22:00:00


“툭~ 툭~ 툭~.” 매서운 찬 바람을 가르며 화살이 한 발 두 발 날아가 과녁에 꽂히기 시작한다.

여기는 진해여자중학교 양궁장. 한참 방학을 친구들과 놀면서 보낼 이 시간, 한쪽에서는 추위를 이겨내며 훈련이 한창이다. 한눈에 봐도 앳된 선수들은 기자의 방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묵묵히 활시위를 당기고 있었다.

그중에서 눈에 띄는 한 선수가 있었다. 바로 정은비(3학년)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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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비양이 창원시 진해여중 양궁장에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김승권 기자/

세 자매 중 막내인 그녀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아는 언니를 따라 양궁장에 간 것이 계기가 돼 양궁선수로 활동을 하기 시작했다.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수줍음이 묻어나는 그녀는 “과녁에 집중하면 아무런 생각이 없어진다”며 양궁의 매력을 간단하게 표현했다. 이어 “내가 배우거나 경험한 것을 다 전수해주고 싶다”며 양궁 코치가 자신의 꿈이라고 밝혔다. “하루 700~800발은 기본이에요. 많으면 900발도 쏜 것 같아요.”

전혀 힘든 내색도 하지 않고 미소를 보이는 그녀는 오늘도 하루하루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그녀에게도 약점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담력이 부족한 것. 담력이 부족해서 걱정이라고 밝힌 그녀는 놀랍게도 시합 전에는 긴장되거나 떨리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장점 또한 실수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 발 한 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 2018년 4월에 열린 제52회 전국남녀양궁대회 단체전 1위 등 4번의 전국대회에서 진해여중이 단체전 1·2위의 좋은 성적을 거두는 데 한몫해 앞으로 양궁선수로 성장할 잠재력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정은비 선수의 어머니는 “초등학교 2학년때 잠깐 배우고 이후 4학년 때 코치의 제안으로 시작하게 됐다”며 “지금까지 장학금도 받는 등 은비가 잘해줘서 고맙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3살 때쯤 갑작스런 이혼으로 아버지가 없이 자란 게 좀 미안하다. 지금까지 잘 커줘서 고맙고 앞으로도 계속 잘해줬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희망을 전했다.

그녀는 올해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주장을 맡게 됐다. 진해여중 변희정(33) 양궁 코치는 “정은비 선수가 3학년으로 올라가면서 주장을 맡게 됐다”며 “나름 부담이 될건데 밝은 모습으로 힘든 내색을 안 하고 잘해주고 있어 작년에 이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세는 노력을 통해서 발전하고 마음은 시합을 통해서 발달한다.’ 훈련장에 쓰여져 있는 이 글귀 앞에서 그녀는 오늘도 꿈을 향해 힘껏 활시위를 당긴다.

※후원 문의=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남지역본부(☏ 055-237-9398)

이민영 기자 mylee77@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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