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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인득 위협 수차례 신고에도 단순 계도한 경찰

‘안인득 위협’ 112신고 녹취록 확인

“오물 뿌리고 계란 던지고… 무서워서 집에 못가겠어요”

기사입력 : 2019-04-25 22:00:00


진주 방화·살인 사건 피의자 안인득의 위협을 느낀 주민들의 반복된 신고에도 경찰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당시 녹취록이 추가로 공개되면서 경찰 대응에 대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25일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피의자 안인득 관련 112 신고 접수는 지난해 9월 26일을 시작으로 지난 1월 17일, 2월 28일, 3월 3일·8일·10일·12일·13일 등 총 8건으로 확인됐다. 권 의원은 경찰 예규상 보존 기간 3개월이 지난 것을 제외한 6건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8건 가운데 안의 윗집에서만 5건이 신고됐고, 유사한 내용으로 2월 하순부터 3월 중순 사이에 집중적으로 접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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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진주 방화·살인사건 피의자 안인득이 진주경찰서에서 검찰로 인계되고 있다./경남지방경찰청/

2월 28일 신고자 A씨는 112에 “우리 집 앞에 오물 뿌리고 가서 제가 신고한 적이 있기는 한데, 방금 출근을 하는데 우리 집 바로 아래층의 남자가 계란을 던지고 그렇게 하면서 나한테 폭언을 퍼붓고, 지금 만나기로 했는데 지금 와야 돼요. 지금 불안해서 못 살아요”라고 다급히 말했고, 경찰은 “경찰이 내용을 알고 가야 돼요. 빨리 가는 거 좋은 데 알고 가야죠”라고 대응했다.

A씨는 4일 뒤인 3월 3일 재차 112에 전화해 “아래(그저께)도 제가 신고한 적이 있었는데요. 오늘 아침에도 나오니까 집 앞에 오물을 뿌려놨어요”라고 했고, 경찰은 “누가 그렇게 했을까요”라고 물었다. 그러자 A씨는 “아래 아침에 제가 신고했잖아요. 아래층 사람들 하고. 아래층에 사람이 괜히 계란을 던져 가지고”라며 지난 신고 내용을 다시 언급하기도 했다. 출동 경찰은 물증이 없어 사건을 종결하고 A씨에게 CCTV 설치를 권장하고 돌아갔다.

이후 같은 달 12일 저녁 A씨는 또다시 “지금 우리집 앞에 CCTV를 설치하라고 해서 설치해 놨는데요. 오늘 와 가지고 오물을 뿌려 놓고 애 따라 와 가지고 초인종을 누르고 욕을 하고 그랬다는데 CCTV 확인도 좀 같이 할 겸 저는 무서워서 못 올라가겠어요. 집 밑에 있거든요”라고 신고했다. 이날 안의 행각은 A씨가 설치해 놓은 CCTV에 담겼다. 다음 날인 13일에도 신고자는 “내려오자마자 욕을 하고 해서 집에 올라가지도 못하고 지금 이거 어떻게 해야 됩니까”라고 신고했다. 이것이 A씨의 5번째 신고이자 안과 관련한 마지막 신고였다. 다른 주민들도 “여기 마약한 놈이 있는 거 같다”, “망치를 들고 휘두른다”는 등의 내용을 112에 신고했다.

지난해부터 안의 위협으로 모두 8건이 경찰에 신고됐지만 대부분 계도에 그쳤고, 형사 입건은 지난달 12일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기소의견 송치한 1건밖에 없었다.

유족들은 “경찰에서 강력하게 조치를 했다면 이런 일이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경남지방경찰청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족이 주장하는 △수차례 신고에 대한 사전 조치 미흡 △초동 조치 미흡 등을 조사하고 있다.

박기원 기자 pkw@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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