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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8) 원주 흥법사지 삼층석탑

탑이 있는 곳에 절이 있었다

기사입력 : 2019-08-19 20:54:42

탑이 있는 곳에 절이 있었다

이윽고 산 그림자 인적 지우고 나면

오롯한 석탑 하나로

적멸의 밤을 건넌다

우리나라의 고탑 대부분은 사라진 절터에 있다. 강원도 원주시 지정면 안창리에 있는 흥법사지 3층 석탑 역시 예전의 절터를 지키고 있다. 그나마 혼자가 아니라 비의 받침돌과 머릿돌만 남아 있는 진공대사탑비와 함께 있어 덜 외로운 것이 다행이다. 주변은 경작지로 변했으니 이 탑이 없었다면 나그네는 여기가 절터였음을 알지도 못하고 지나쳤으리라. 전란은 모든 것을 소멸케 한다.

사람을 죽이고, 문화유산을 없애고, 지난 연대를 확인할 증거들마저 멸실케 한다. 영봉산 아래 태조 왕건이 직접 비문을 지어 진공대사탑비를 세운 것을 보면 진공대사의 법력이 높았으며, 흥법사 또한 매우 중요한 사찰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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