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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시조로 읽는 한국의 석탑] (9) 의령보천사지 삼층석탑

탑은 고려의 별들과 놀고 있었다

기사입력 : 2019-08-26 20:47:38

절터에 흩어진 기와는 말한다

이름은 숭엄사(嵩嚴寺), 봉림산문(鳳林山門)의 말사(末寺)

해질녘

고려 노을이

산 그림자 끌고 온다

때로는 기와 하나가 역사책 한 권이 되기도 한다. 이 폐사지의 경우, 기왓장 하나로 단절된 역사를 이었다. 2018년 의령군에서는 석탑 사지를 조사했는데, 흩어져 있는 기와에서 축조연대와 사찰 명을 알려주는 명문을 발견한다. 그 내용은 ‘통화 29년 숭엄사(統和卄九年嵩嚴寺)’, ‘봉림하(鳳林下)’로 되어 있다. 통화는 요나라(거란) 성종(983~1011)때의 연호이며, 통화 29년은 고려 현종(1010~1031) 2년(1011)에 해당하기에 늦어도 고려 현종 이전에 건립된 것으로 확인되었다. 발굴단은 이때 비로소 보았으나 탑은 늘 고려의 별들과 놀고 있었다.

사진 손묵광, 시조 이달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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