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영화 ‘카운트’ 실제 주인공 박시헌 감독
“수십년 恨, 한방에 날려준 시원한 영화”
창원 출신 박 감독 모티브로 진해 출신 배우 진선규 주연 맡아 박 감독 모교가 있는 진해서 촬영
“당시 편파 판정 논란에 35년 상처 영화 속 모든 것이 씻어주는 느낌 진 배우와 자주 연락·격려 문자도”
진해 출신 배우 진선규가 주연으로 나선 영화 ‘카운트’가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영화의 모티브가 된 창원 출신 복싱 금메달리스트 박시헌(사진·현 제주 서귀포시청 복싱부 감독) 감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 감독은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로, 올림픽 이후 은퇴해 진해중앙고와 진해남중에서 교사로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서울 올림픽 복싱 금메달리스트였던 박시헌 제주 서귀포시청 복싱부 감독./박시헌 감독/
영화 ‘카운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지만 평범한 고등학교 교사인 시헌(진선규 배우)이 뛰어난 실력에도 승부 조작으로 기권패를 당한 윤우(성유빈 배우)를 알게 되면서 복싱부를 만든 후 불공평한 세상을 향해 시원한 한방을 날린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카운트는 박시헌 감독의 모교인 진해중앙고가 있는 창원시 진해구 일원에서 촬영했다. 지난 2020년 촬영이 끝났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오는 22일 뒤늦게 개봉한다.

영화 ‘카운트’ 장면./CJ ENM/

영화 ‘카운트’ 장면./CJ ENM/
영화 속 주인공인 박 감독은 서울 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편파 판정 논란에 휩싸였고 결국 서울 올림픽 직후 은퇴했다. 박 감독은 은퇴 이후 13년간 학생들을 가르쳤다. 그는 서울 올림픽 당시 감독이었던 고 김성은 대한아마추어복싱연맹 회장의 권유로 2000년 복싱 국가대표팀 코치를 맡았으며, 2013~2016년 감독을 역임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제주 서귀포시청 복싱부를 이끌고 있다.
16일 경남신문과의 통화에서 박 감독은 “17년 전부터 올림픽 복싱 금메달을 소재로 한 영화 제작 제안이 있었다. 자녀들이 어려서 청소년 시절 마음의 상처를 받을까 싶어 거절했지만 성인이 된 후 수락했다”고 말했다. 최근 카운트 시사회를 본 그는 “마음이 뭉클했다. 영화 속 모든 것들이 35년간 가슴속에 응어리진 한(恨)과 상처를 씻어주는 느낌이었다”고 흡족해 했다.

지난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라이트미들급 결승전에서 심판이 대한민국 박시헌의 손을 들어올리고 있다./SLRCLUB/
박 감독은 자신의 역할을 맡은 배우 진선규와 자주 연락한다고 했다. 박 감독은 휴대폰 메신저 프로필을 영화 카운트에서 진선규가 환하게 웃고 있는 포스터로 설정해 뒀다. 진선규가 영화 개봉을 앞두고 긴장하고 있자 “대한민국 최고의 진선규가 링에 오르는데 떨고 있으면 옆에 있는 선수들이 더 떨려하지 않을까요. 씩씩하게 하세요. 힘내세요”라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박 감독은 교직을 떠나 코치직에 도전한 것에 대해서는 “올림픽 금메달이 불명예스러웠다. 내 손으로 진정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를 키워내고 싶어서 김성은 연맹 회장의 권유를 따랐다”고 회상했다.
대한민국 복싱은 한때 아시아 지역에서 최고였고 세계 무대에서도 다른 나라에 뒤지지 않았다. 하지만 서울올림픽에서 박시헌, 김광선 선수가 금메달 2개를 획득한 이후 현재까지 올림픽 복싱 메달 소식은 끊겼다. 현재는 아시안게임에서도 남자 복싱의 경우 동메달 1개를 따기 힘들 만큼 침체돼 있다.
박시헌 감독은 “요즘 우리나라 선수들이 국제시합 경험 부족으로 성적을 못 내고 있다. 복싱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기업의 지원이 있어야 한다. 예전에는 한화그룹이 복싱에 많은 투자를 했다. 다시 기업의 지원으로 복싱이 좋은 성적을 내서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고 인기 스포츠로 도약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권태영 기자 media98@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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