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청 산불 사망자 4명으로 늘어…진화율은 35%로 떨어져
역풍에 고립 사고 9명 중 사망 4명·부상 5명
낮 12시 진화율 70%→ 오후 6시 진화율 35%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인한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22일 경남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산청군 시천면 화재 진압에 나서 실종됐던 공무원과 산불진화대원 등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진화대원 1명(60대 추정)과 산림 관련 공무원 1명(30대 추정) 등 2명의 연락이 두절되면서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앞서 오후 3시께 시천면 일원 산불 진화 중 역풍으로 인해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등 9명이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숨진 진화대원 2명(60대 추정)을 발견했으며, 40~60대 진화대원 5명이 화상을 입는 등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 나머지 2명이 실종됐었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22일 산불이 능선을 타고 단성면으로 번지고 있다./김승권 기자/
또 산불 인명 피해로 주민 1명이 연기를 마셔 인근 병원에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산불 피해가 커지는 가운데 진화율은 35%로 떨어졌다. 이날 낮 12시 70%를 보이던 진화율이 오후 6시 기준 35%로 떨어졌다.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전체 16km 화선이 27km로 늘어났다. 현재 9.5km를 진화해 잔여화선은 17.5km다. 산청에 건조한 대기가 이어지고 산 정상 부근에서 초속 10~15m 상당 강풍이 지속됐다. 또 불이 난 산의 지형이 30도 정도 경사가 낮아 산불이 더 빠르게 확산한 것으로 보인다.
건조한 대기에 강풍까지 겹치며 불똥이 날아가 번지는 ‘비산화’도 나타났다. 이로 인해 산불영향구역은 503ha로 대폭 늘어났다.
산불이 확산하면서 대피 인원은 263명으로 늘었다. 선비문화연구원에 대피 중이던 주민 213명 전원은 동의보감촌 휴양림과 단성 초·중학교, 산엔청복지관 분관 등으로 분산 이동 중이다.

22일 오후 산청군 시천면 신천리의 한 주택이 불에 타고 있다./김승권 기자/
행정안전부는 오후 6시께 대형 산불이 발생한 경남과 경북, 울산 일원에 재난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전국적인 동시다발 산불로 많은 피해가 발생함에 따라 범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을 위함이다. 산청과 경북 의성군에는 산불 대응 3단계가 발령됐다. 앞서 산림청은 오후 3시 30분께 전국 모든 지역에 대해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주의에서 경계 및 심각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22일 신천리 야산에서 소방헬기가 물을 뿌리고 있다./김승권 기자/
산청에서 발생한 산불이 현재까지 진화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날 하루에만 전국 각지에서 총 16건의 산불이 추가로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산청군 시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진 22일 산불 연기가 신천리의 한 마을을 뒤덮고 있다./김승권 기자/
정부는 산림청‧소방청‧경찰청‧군부대‧지자체 등과 전 행정력을 동원해 산불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산불로 피해를 입은 주민에 대해 이재민 임시주거시설 마련, 재해구호물품 지급 등 긴급생활안정 지원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사상자에 대해 장례와 치료 지원, 재난심리지원서비스 등을 시행한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