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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재미 숏폼, 쏠쏠한 공부 콘텐츠로”

청소년들이 푹 빠진 숏폼 콘텐츠 교육에 적극 활용하려면?

기사입력 : 2024-06-18 20:17:15

경남교육청, 초·중·고 이용 실태조사
‘하루 1시간 이내’ 사용 비율 가장 높아
대부분 재미 추구… 학습 활용 경험도

단어 암기·빠른 연산법 등 제작 보급
구체적·체계적인 프로그램 마련 필요



요즘 몇 초에서 10분 이내의 짧은 영상으로 모바일 기기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숏폼 콘텐츠(short-form contents)’가 청소년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트렌드가 된 숏폼콘텐츠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지만 이점을 교육에 적극 활용해보자는 생각도 있다.

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 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4월 23일부터 5월 7일까지 도내 초등학교 5~6학년, 중고등학생 1만5521명(초 3888명, 중 8159명, 고 347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벌여 ‘경남청소년 숏폼 콘텐츠 이용 실태조사’ 결과를 ‘2024 상반기 이슈+생각’에 밝히고 방안도 제시했다.


◇숏폼 콘텐츠 이용 ‘하루 1시간’이 가장 많아= 이용시간을 조사한 결과 학교급에 상관없이 ‘1시간 이내’ 사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2시간 이상’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는 학생의 비율은 중학생(28.2%), 고등학생(25.7%), 초등학생(22.2%) 순이다. 학교급별 남녀 학생에 따른 이용 시간 현황을 보면 ‘2시간 이상’ 숏폼 콘텐츠 이용자의 비율은 중학교 여학생(33.4%), 고등학교 여학생(26.8%), 초등학교 여학생(26.7%), 고등학교 남학생(23.1%), 중학교 남학생(22.8%), 초등학교 남학생(17.7%) 순으로 중학교 여학생들의 이용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숏폼 콘텐츠를 이용하는 시간대는 초등학생(57.5%)과 중학생(46.3%)은 ‘저녁 시간대( 오후 6시~오후 9시)’ 비율이 가장 높았다. 고등학생은 ‘밤 시간대( 오후 9시~자정)’ 비율이 47.9%로 가장 높았다.

숏폼 콘텐츠 이용은 초등학생(0.8%), 중학생(3.1%)에 비해 고등학생의 숏폼 콘텐츠 이용 비율이 전체의 15.0%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초·중·고 학생들의 일과, 방과 후, 학원 등 생활 패턴의 차이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등학생의 일과를 고려할 때, 오후 9시부터 새벽 3시에 집중돼 수면 문제, 집중력 문제와 연관될 우려가 있다.

◇숏폼 콘텐츠 이용 목적은 ‘재미’= 학교급에 관계 없이 숏폼 콘텐츠의 이용 목적 중 ‘재미있는 콘텐츠 시청’이라는 응답이 초등학생 61.8%, 중학생 67.8%, 고등학생 66.2%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궁금한 정보 탐색’이라는 응답의 경우, 초등학생 20.1%, 중학생 15.9%와 고등학생 14.8%이었고, ‘뉴스 정보 얻기’의 경우 고등학생 6.9%, 중학생 3.8%, 초등학생 2.4%순이었다. 숏폼 콘텐츠 선호도 응답자들이 선호하는 콘텐츠가 대부분 여가시간을 보내기 위한 콘텐츠로 나타났다. 남학생은 ‘게임’, ‘웃긴 영상/예능’, ‘스포츠/운동’이, 여학생은 ‘웃긴 영상/예능’, ‘연예인 덕질’ 등이 높은 수치로 나타났다. 숏폼 이용 경로는 학교급별, 성별 관계없이 ‘플랫폼 메인화면 추천’이 가장 높았다.

◇숏폼 콘텐츠 이용, 부정적 경험 적지만 유해성도 있어= 학생들은 쇼폼 콘텐츠 이용에 따른 부정적 경험이 없다는 응답이 초 67.7%, 중 58.0%, 고 42.8%라고 답했다. 반면 부정적 경험이 있는 학생 중에는 ‘가짜 뉴스/선동’(초 12.5%, 중 18.9%,고 26.6%), ‘유해광고 노출’(초 6.4%, 중 9.9%, 고 16.0%), ‘성인매체접근’(초 3.6%, 중 5.1%, 고 6.4%) 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부정적 경험에 따른 대처에 대해서는 초등학생 28.9%, 중학생 38.5%, 고등학생 42.4%가 ‘대처하지 않음’에 응답했다.


◇학습에 숏폼 콘텐츠 이용 경험 49.3%로 높아= 숏폼을 학습에 이용한 경험은 학교급에 관계 없이 약 49.3%의 응답해 숏폼 콘텐츠를 학습에 활용하는 사례가 상당히 높았다. 초등학생(50.6%), 중학생(50.1%), 고등학생(46.0%) 순이었다. 학습에 숏폼 콘텐츠 이용 경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58.6%(초등학생 57.9%, 중학생 61.1%, 고등학생53.4%)가 학교급에 관계없이 수학, 역사, 과학 등 ‘교과 학습 콘텐츠 시청’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집중력 키우기, 학습법, 암기법, 문제해결 전략, 동기부여 등 ‘학습전략 콘텐츠에 대한 시청’은 고등학생(12.5%), 중학생 (6.2%), 초등학생(1.9%) 순으로 학교급이 높아질수록 비율이 향상됐다.

◇숏폼 콘텐츠 제작 경험 초등학생이 많아= 숏폼 제작 경험은 초등학생(남 25.6%, 여 34.9%), 중학생(남 15.1%, 여 20.9%), 고등학생(남 9.3%, 여 13.5%) 순으로 학교급이 낮아질수록 숏폼 제작 경험이 높았고, 남학생보다 여학생의 숏폼 콘텐츠 제작 경험 비율이 높았다. 특히 초등학교 여학생 34.9%의 학생이 숏폼 제작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여 가장 높은 숏폼 제작 경험 비율을 보였다. 제작이유는 ‘단순 재미 및 취미생활’에 대한 응답이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특히 고등학교 여학생 20.2%는 ‘친구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응답해 중·고등학교 여학생들의 문화에서 숏폼 콘텐츠가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한 도구인 것으로 보인다.

◇15.4% 학생… 숏폼 콘텐츠를 사용하면서 일상 생활 문제 겪어= 숏폼을 사용하면서 전체 응답자의 15.4%가 문제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교급과 성별에 따라 분석한 결과, 여자 고등학생(22.7%), 여자 중학생(16.0%) , 여자 초등학생(15.1%), 남자 고등학생, (15.0%), 남자 초등학생(14.3%), 남자 중학생(11.2%) 순으로 여고생들의 문제 경험 비율이 높았다.

구체적인 문제로는 ‘수면 부족’(23.7%), ‘시력, 체력 등 건강 저하’(16.9%), ‘학업이나 성적에 지장’(16.5%) 순이었다. 학교급별로 보면 초등학생은 ‘시력, 체력 등 건강 저하’(22.1%), ‘수면 부족’(18.6%), ‘부모님, 가족과의 갈등’(18.6%), 중학생은 ‘수면 부족’(23.2%), ‘시력, 체력 등 건강 저하’(17.2%), ‘학업이나 성적에 지장’(17.0%), 고등학생은 ‘수면 부족’(27.3%), ‘학업이나 성적에 지장’(22.3%), ‘집중력 저하 및 무기력증’(20.0%) 순이었다.

◇슬기로운 숏폼 콘텐츠 활용은=경남교육청 미래교육원 교육정책연구소는 청소년들의 숏폼에 대해 “대부분의 학생들은 숏폼 콘텐츠를 여가시간의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사용하고, 단순히 시청에서 끝나지 않고,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콘텐츠를 제작하기도 하는 등 요즘 학생들 사이의 문화를 엿볼 수 있다”면서 “숏폼 콘텐츠 중 교과 학습 콘텐츠나 학습전략 콘텐츠를 시청해 학습의 도구로 활용하는 학생들이 절반 가까이나 돼 교육자들은 시대흐름에 맞춘 교육 방법을 구상해 볼 수 있는데 예로 역사 학습 콘텐츠는 이미 많은 수요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짧은 시간에 집중을 요하는 단어 암기, 빠른 연산법 등을 숏폼으로 제작해 보급하는 등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고 제안했다.

연구소는 “숏폼 콘텐츠 과다 사용에 따라 ‘수면 부족’, ‘시력, 체력 등 건강 저하’, ‘학업이나 성적에 지장’ 등 일상생활에 문제를 주고 있어 학생들이 적절한 시간과 방법으로 숏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조금 더 세심하게 살펴보고 전문가나 체계적인 프로그램 등의 구체적이며 실질적인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연구소는 “손가락 터치 한 번으로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정보들인 것에 비해, 내용의 옳고 그름을 적절히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은 부족한 것이 숏폼 콘텐츠의 특성으로, 성장기의 청소년들이 숏폼 콘텐츠에 익숙해지면, 긴 텍스트를 읽어낼 수 있는 인내심과 문해력을 기를 수 없어 뇌 발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학생들이 일상 생활에서 재미를 느끼고,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어른들이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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