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힌 마산 진전면 의산지역 애국지사 6명 넋 기리다
지인장학회서 ‘제1회 추모제’ 개최
함안읍 만세운동 주동 독립운동가
행정구역 변경으로 관심 소홀해져
“지역민이 먼저 기억하는 게 도리”
행정구역이 바뀌면서 잊혀 왔던 마산 진전면 의산지역 애국지사 6명을 함께 기리는 추모제가 처음으로 열렸다.
19일 오전 10시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고사리에 위치한 경남학교급식연구소(옛 여항초등학교) 앞에서 ‘제1회 의산 애국지사 6인 추모제’가 개최됐다.
의산 애국지사 6인은 1919년 3월 19일 함안읍 만세운동을 주동한 조계승(건국훈장 애족장), 박노일(건국훈장 애족장), 김상집(건국포장), 남병희(대통령표창), 조병대(대통령표창), 전익진 선생을 말한다. 함안읍 만세운동은 경남 최초로 열린 함안지역 만세운동 중 하나로, 3000명의 군중이 모여 독립선언서 낭독과 만세운동을 펼쳤다.

19일 오전 창원시 마산합포구 진전면 고사리에 위치한 경남학교급식연구소(옛 여항초등학교) 앞에서 ‘제1회 의산 애국지사 6인 추모제’가 열리고 있다.
조계승 선생을 포함한 6명의 애국지사는 모두 당시 함안군 여항면 여양리·금암리·평암리 등 의산지역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1989년 행정구역이 마산 진전면으로 변경되면서 추모 주체가 모호해졌다. 현재 이들의 위패는 창원시가 진전면에 세운 애국지사 사당에 모셔져 있다. 그러나 사당 내 전시관에는 이들이 활동한 함안읍 만세운동은 언급되지 않고 있다. 창원지역 활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시대가 지나면서 잊혀 가던 의산지역 애국열사들을 함께 추모하자는 움직임은 지인추모장학회와 여항초등학교 총동창회의 합심으로 시작됐다. 두 단체는 이곳 주민들과 애국지사 유족들로 구성돼 있다.
홍근표 지인추모장학회 회장은 “행정구역이 변경되면서 이곳 애국지사분들은 함안에서는 신경 쓰지 않고, 창원에서는 주워온 자식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어디에다 요구하기 전에 지역 주민부터라도 애국지사를 기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장학회는 50여년 전부터 매년 추모제를 열고 여항초등학교를 설립한 김상집 선생과 전익진 선생을 추모해왔으며, 여항초 총동창회는 작년 애국지사 6인의 공적을 담은 애국지사기적비를 설치하며 올해 추모제를 준비해 왔다.
올해 첫 추모제에 참석한 조계승 선생의 손자 조창환(72) 유족은 “작은 산골 마을에서 애국지사가 6명이나 나왔다는 데에 자부심이 있다”며 “한평생 독립에 힘쓴 애국지사에 대한 지역사회의 관심이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추모제는 매년 3월 19일 열릴 계획이다.
글·사진= 김용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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