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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도의회 의장 후보 선출 공약은 없고 ‘세 싸움’만

기사입력 : 2024-06-16 20:29:58

선거일 공약 발표 검증시간 부족
친분·이해관계 따른 투표 가능성
60명 중 32명 의장단 등 후보 등록
내일 본회의 후 의원총회서 선출


경남도의회 후반기 의장 선거에서 다수당인 국민의힘은 후보 간 치열한 ‘집안싸움’을 예고했다.

경남도의회는 국민의힘 60석, 더불어민주당 4석으로 쏠림 현상이 뚜렷해 사실상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의장단을 ‘독식’할 가능성이 높다. 국민의힘 의원이 의회 운영 역할이 큰 의장단 3석을 전·후반기 모두 여당에서 독차지할 경우 같은 당인 박완수 도지사가 이끄는 경남도 행정을 제대로 견제, 감시할 수 있을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경남도의회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13~14일 후반기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후보와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후보자 등록을 받았다. 그 결과 총 32명(중도사퇴 1명)이 후보로 등록했는데, 이는 전체 국민의힘 도의원 6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다.

의장 후보에는 최학범(3선·김해1), 이치우(초선·창원16), 강용범(재선·창원8), 김진부(4선·진주5, 등록순) 의원 4명이 등록했다. 최다선 의원을 추대하던 관행과 달리 초선부터 4선 의원 간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 지난주까지 고민 중이라고 밝힌 김진부 현 의장은 의장 후보로 등록하면서 후반기 의장 도전을 공식화했다.


의회 내 최다선인 김 의장은 의정활동비 인상 등 성과를 내세워 전·후반기 의장 연임에 나섰다. 최학범 부의장은 3선의 중량감에 김해 출신 의장이 없었다는 ‘명분 쌓기’로 의원들의 마음을 얻는다는 전략이다. 재선인 강용범 부의장은 옛 마산시의원과 통합창원시의원 4선 등 총 6선의 경륜을 갖고 있다. 이치우 의원은 초선이지만 통합창원시 의장을 역임했고 12대에 초선이 절대적으로 많아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정 후보에게 치우치지 않아 의장 선거 판세는 안갯속이다. 그러나 합의 추대 분위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네 후보 모두 물밑에서 치열하게 선거운동을 펼쳐온 만큼 중도 사퇴는 없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후반기 의장 선거는 현 의장과 최 부의장이 ‘양강’으로 분류된다. 최 부의장이 명분을 앞세워 선전하고 있지만 현 의장의 아성을 무너뜨릴 만큼 상승세가 뚜렷하지 않다. 김 의장의 연임 도전에 의회 내부에서 탐탁지 않은 의견이 있어, 반대 의원들을 잡음 없이 끌어안아야 하는 정치적 시험대를 통과해야 한다.

전반기 의장 선거 당시 국민의힘 당내 경선에서 1차 투표 때 30대 30 동수를 기록했고, 이어진 2차 투표 역시 2표차로 근소하게 앞선 김 의장이 당선된 바 있다. 이처럼 결선투표로 갈 경우 낙선한 후보를 지지한 표의 향방을 알 수 없어 의회 내부에선 “투표함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것”이란 목소리가 많다.

선거 당일 정견발표를 통해 공약을 발표하는데, 검증할 시간이 부족해 친분이나 이해관계에 따라 투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 역시 문제로 지적된다. 당내 경선에 출마하는 A의원은 “선거운동 기간 개별적으로 의원들을 만나 포부나 출마 이유에 대해 밝힌다”면서 “2년 동안의 의정활동을 같이 해 온 의원들인 만큼 그 자리에 ‘깜냥’이 되느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1부의장은 유계현(진주4), 박해영(창원3), 조영제(함안1) 의원이, 제2부의장 후보로는 신종철(산청), 박인(양산5), 박준(창원4) 의원 등 재선 의원 여섯 명이 후보로 등록해 각각 3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상임위원장 자리를 놓고 경쟁률이 가장 치열한 위원회는 교육위원회로 4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의회운영위원장·기획행정위원장·건설소방위원장은 3명이, 농해양수산위원장·경제환경위원장·문화복지위원장은 2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최영호(초선·양산3), 주봉한(초선·김해5) 의원은 원내대표에 도전한다.

12대 경남도의회는 4석을 제외하고 모두 국민의힘 의원으로 구성돼 있어 사실상 국민의힘 후보로 확정되면 본회의에서 ‘무사통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경우 7개 상임위원장 모두 초선이 되는 이례적인 결과가 도출된다.

협치를 위해 야당 몫을 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의회 내부에선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의장단 모두 국민의힘 의원들로 유지하겠다는 중론이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다. 때문에 의회 내 의사 결정권한 비중이 큰 의장단 3석을 전후반기 모두 여당에서 독차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특히 경남도를 이끄는 박완수 지사 역시 여당 소속이어서 집행부를 견제, 감시하는 의회의 역할이 제대로 되지 않을 거란 우려에서다.

B의원은 “제22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11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단독 처리하지 않았나. 우리는 양당 간 의석 수 차이가 훨씬 크다”면서 “지방의회는 민생과 관련된 내용이 대다수인 만큼 여야의 구분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의원들은 제414회 정례회 폐회일인 18일 본회의를 마친 후 의원총회를 열어 후반기 의장단과 상인위원장, 원내대표 후보를 선출한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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