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군, 멀쩡한 게이트볼장 헐고 그 자리에 보건진료소 짓는다니…

계획대로 신축하면 8000만원 재정 낭비…주민 “군이 책임져야”

기사입력 : 2012-12-11 01:00:00


거창군 보건소가 남하면 지산리 보건진료소 이전사업을 추진하면서 담당공무원의 잘못된 판단으로 소중한 세금 수천 만 원을 낭비할 처지여서 지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10일 군 보건소에 따르면 3억여 원을 들여 남하면 지산리 보건진료소 이전 계획을 추진, 내년 2월 착공을 앞두고 있다. 계획에 따르면 지산리의 게이트볼장을 헐고 이 자리에 진료소를 신축키로 하고, 지난 10월 토지매입비 3530만 원, 철거비용 4200만 원, 나무이식비용과 기타 1270만 원 등 총 9000여만 원을 주고 부지 730㎡를 지산리 노인회로부터 사들였다.

그러나 보건소에서 매입한 이 부지는 군에서 지난 2007년 5100여만 원을 들여 지역노인들을 위해 게이트볼장으로 조성했으며, 또 지난해에는 2000여만 원을 들여 인조잔디와 담장을 설치해 현재 지산리 노인정에서 사용, 운영 중이다.

보건소 계획대로 멀쩡한 게이트볼장을 헐고 이 지리에 보건진료소를 신축할 경우 7000만~8000만 원가량의 재정이 낭비된다.

이 같은 사실이 최근 군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밝혀지면서 지역민들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주민 A(55) 씨는 “해당 부지는 노인회 소유라 하더라도 군에서 수천만 원을 들여 만든 시설물의 재산권이 어떻게 노인회로 넘어갔는지, 또 이 시설물을 수천 만 원을 주고 다시 사들인다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민 B(56) 씨는 “공무원들이 세금을 개인 쌈짓돈으로 생각하고 있는 건지, 자신의 일이라면 이런 계획은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잘못된 판단으로 세금을 낭비한다면 누가 책임져야 할 것이냐”고 따졌다.

이 같은 비난에 강석재 보건소장은 “애초 주민 접근성과 편익을 위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며 “지산리노인회 측과 협의를 거쳐 지급된 토지비용 등 9000만 원을 회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산리노인회는 “이미 게이트볼장을 새로 만들고자 인근에 3000여만 원을 주고 토지를 사들인 상태다”며 “재검토는 턱도 없는 소리”라며 갈팡질팡하는 행정당국을 비난하고 있다.

우영흠 기자 wooyh@knnews.co.kr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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