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전수관 한옥체험관 ‘겉만 한옥’

보일러 켜는 방 본채·사랑채 방 5개 온돌 아닌 전기보일러 깔아

벽체는 황토벽 흉내만 모래벽에 얇게 발라놓은 황토 비에 씻겨

시멘트 지붕 시멘트로 전체 덮고 이엉만 얹어… 태풍에 벗겨져

기사입력 : 2012-12-13 01:00:00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의 한옥 체험관. 태풍에 지붕 이엉이 날아가 시멘트가 군데군데 드러났다.


거창지역 향토민속예술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30억 원을 들여 지난 10월 11일 개관한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 부속시설 중 한옥(초가집) 체험관이 부실하게 설계·시공됐다는 지적이다.

13일 거창군에 따르면 거창교육문화센터·거창문화원과 함께 거창복합문화단지의 축을 이루는 무형문화재 거창전수관은 30억여 원을 들여 대지 1만2360㎡에 한옥 체험관(초가동 3채), 연면적 950㎡ 규모의 전시실·연습실, 야외공연장 등으로 조성됐다.

이곳에서는 경남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거창삼베일소리 및 거창일소리 전수와 전통혼례 체험, 전통민속문화 전수 교육 및 체험 등이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시설 중 3채의 초가동이 설계와 시공 모두 부실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설 관리를 맡고 있는 거창전수관에 따르면 한옥체험관의 경우 말 그대로 전통 한옥 체험을 위해 제대로 된 한옥 건축양식으로 지어야 하는 데도 겉모양만 한옥일 뿐 속은 전통 한옥과는 거리가 멀다. 숙박체험관 본채의 경우 3개의 방 모두 온돌이 아닌 전기보일러이며, 사랑채는 3개의 방 중 2개 방은 전기보일러, 하나는 구들과 재래식 아궁이, 연돌구조에다 전기보일러까지 겸용으로 갖췄으나 부실한 구들 구조로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

또 벽체의 경우 전통 한옥은 진흙으로 시공하는 데 비해 이들 체험관은 벽 속을 모래로 채운 뒤 마감재 위에 그물망을 덧댄 후 황토를 얇게 발라 황토벽 흉내를 내다 보니 1년 만에 빗물에 덧바른 황토가 벗겨져 속살을 드러내고 있다.

지붕은 시멘트로 전체를 덮어 이엉을 얹었는데, 지난 가을 태풍에 벗겨지는 등 설계와 시공이 모두 전통 한옥과는 거리가 먼 건축물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군 담당부서인 문화관광과 이상준 과장은 “문제점을 전면 조사, 검토해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우영흠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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