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 일본 대마도가 국내 연수?- 우영흠(사회2부 부국장대우)

기사입력 : 2012-12-17 01:00:00



한국산업기술원과 지방자치연구원의 공동사업인 지방의회의원 연수프로그램에 일본 대마도 방문을 국내 연수 일정에 포함시켜 일부 지방의회와 공무원들이 이 일정을 이용하고 있어 ‘꼼수 연수’란 지적을 받고 있다.

한국산업기술원 지방자치연구소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이들의 다양한 사업 중 해외 연수와 국내 연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2박3일간 대마도 1박이 포함된 부산에서의 연수는 ‘국내 연수’로 취급되며, ‘국외 연수’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다.

거창군의회도 지난 3월 7~9일 2박3일간 군의원 10명 전원과 공무원 8명 등 총 18명이 1인당 위탁교육비 67만 원씩 총 1200만여 원을 들여 서류상으로는 부산 연수 명목으로, 사실은 일본 대마도를 다녀왔다.

대마도는 거리상으로 아무리 가깝고 1박밖에 하지 않는다 해도 엄연히 일본 영토이기 때문에 국내연수프로그램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

거창군의회는 수년 전에도 같은 연수 명목으로 대마도를 다녀온 일이 있어 꼼수 연수프로그램 이용 단골고객인 셈이다.

그렇다면 국내 연수와 국외 연수는 무엇이 다를까?

국외 연수는 행정안전부의 지방자치단체 예산편성운영기준 및 자금운용계획에 따라 의원 1인당 연간 지원금액이 180만 원으로 한정되며, 연수 후 ‘공무 국외 연수결과보고서’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국내 연수는 횟수나 지원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고, 각 자치조례에 따라 숙박비, 교통비, 식비 등을 지원받는다.

올해 대마도 1박 일정이 포함된 국내연수 프로그램을 이용한 지방의회는 3월 거창군의회를 비롯해 충남 금산군의회·경북 김천시의회, 5월 전남 신안군의회, 6월 충남 아산시의회·강원 고성군의회 등 6개 지방의회인데, 도내에서는 거창군의회가 유일하다.

또 지난 2009년에도 전국 지방의회 5~6곳이 이 같은 방식으로 대마도를 국내 연수로 다녀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대마도 연수프로그램 이용이 근본적으로 지방의회의 잘못은 아니라 할 수 있다. 지방의회는 한국산업기술원과 지방자치연구원의 연수상품 중 하나를 선택했을 뿐이다.

각 지방의회마다 국내외 연수는 통상적인 행사로, 국외 연수는 일정이 긴 데다 경비 제한, 주민들의 눈치, 연수보고서 작성 등의 문제점과 번거로움이 따르는 데 비해 국내 연수 명목으로 이 같은 여러 가지 부담을 덜면서 사실상 국외 연수 효과를 내는 대마도 연수프로그램을 선호했을 뿐이다.

그러나 대마도 1박을 국내 연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는 주최 측의 저의가 운영의 묘라기보다는 연수상품을 팔기 위한 꼼수 내지는 편법이라는 지적이 잘못된 걸까.

또 지방의회들도 자신들이 아닌 감시권 내의 기관 및 단체들이 세금을 들여 이 같은 연수프로그램을 이용했다면 꼼수 및 편법연수라며 따질 일이 아닐는지 뒷맛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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