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알려진 ‘태풍 산바 영웅’
양영종 거창·함양 농어촌공사 과장, 50대 여성 구조 공로로 군수 표창
기사입력 : 2012-12-24 01:00:00

한국농어촌공사 거창·함양지사 양영종(41·사진) 과장이 지난 9월 태풍 ‘산바’ 때 폭우에 휩쓸려 고립된 승용차 안의 한 50대 후반의 아주머니를 위험을 무릅쓰고 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양 과장은 거창·함양지사에서 시행 중인 거창군 신원면의 다목적 농촌용수개발 신원저수지 건설공사 현장감독으로, 태풍 산바가 위세를 부리던 지난 9월 17일 낮 신원 공사현장 폭우 수해소식을 듣고 급히 차를 몰고 가던 중이었다. 그 시각 산바는 거창읍~남상면~신원면을 잇는 군도 16호선 도로, 특히 남상면에 시간당 100㎜ 이상의 기록적인 폭우를 쏟아 하천 범람으로 도로 및 농경지가 유실되는 등 최악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었다.
조심스레 산속 언덕길을 달리던 양 과장은 한 승용차가 도로 위로 넘치는 급류에 휩쓸려 도로 측구에 빠진 채 승용차 지붕 위로 계곡물이 넘쳐흐르고 있는 현장을 목격했다. 양 과장은 간신히 승용차 문을 열어 차 안에서 구조를 기다리던 아주머니를 빼낸 후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거창읍 집으로 데려다 주기 위해 산길을 되돌아 내려갔다.
그러나 산사태로 도로가 막혀 진행이 불가능했고, 다시 차를 돌려 신원면 쪽으로 산길을 올라갔으나 이번에는 대형 전신주가 넘어져 길을 막았다.
결국 차를 버리고 아주머니를 부축해 4시간 동안 힘들여 산길을 내려와 119구급차에 아주머니를 인계했다.
평소 입이 무거운 양 과장은 이 일을 말하지 않아 직장에서도 전혀 몰랐는데, 당시 생명을 구한 아주머니가 가족들에게 얘기를 했고, 가족들이 고마운 마음에 소방방재청에 미담을 전함으로써 뒤늦게 알려졌다.
뒤늦게 인명구조 공로로 군수 표창을 받은 양 과장은 “위급한 처지에 도움을 주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표창을 받아 되레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우영흠 기자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