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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천시 냉동창고 활용

76억 들여 매입한 창고, 20억 들여 철거

기사입력 : 2023-11-14 20:59:23

지난 3월 아트뮤지엄 용도로 사들여
소방법 기준미달로 사용불가 판정
수선시 60억 들어 철거 후 신축키로
시의회 “사전 검토 부족 반증” 질타


사천시가 지난 3월 76억원을 들여 매입한 대방동 5층짜리 냉동창고 활용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는 초기 주차장으로 방침을 정했다가 지금은 ‘사천시아트뮤지엄사업’을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그러나 확정된 것은 없고 용역이 진행 중이다.

2018년 12월 도시계획시설 고시대로 헐어 삼천포대교공원 주차장으로 쓸지, 아니면 사업자 공모를 거쳐 아트뮤지엄사업을 진행할지는 최종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차장이든 아트뮤지엄이든 5층짜리 건물을 20억원을 들여 철거할 경우, 76억원에 산 부지와 건물 비용 중 건물 비용은 매몰되는 셈이다. 100억원짜리 주차장이 됐든, 공모를 거쳐 민간사업자가 이 건물을 중심으로 관광사업을 하든 뒷말은 만만찮을 것으로 보인다.

사천시가 지난 3월 76억원을 들여 매입한 대방동 5층 규모 냉동창고.
사천시가 지난 3월 76억원을 들여 매입한 대방동 5층 규모 냉동창고.

◇경과= 사천시는 대방동 728 일대 삼천포대교공원 한쪽을 차지하고 있는 5층 규모의 옛 우인수산 건물(연면적 4256㎡)을 사천시 아트뮤지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2024년까지 민간사업자 공모를 거쳐 160~180억원을 들여 체감형 미디어아트 전시관, 업사이드다운 뮤지엄, 마켓 갤러리, 작가 스튜디오 등 문화복합공간으로 조성할 방침이다.

건물을 리모델링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시는 지난 3월 76억원을 들여 매입했다. 그러나 소방법 기준에 미달돼 현 상태로는 용도에 맞는 건축물 사용이 불가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시는 이에 따라 ‘철거 후 전시관 신축’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이후 철거비 2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변경됐고 지난 8월 건물 철거 관련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시는 이달 중 아트뮤지엄 조성 관련 타당성 조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민간사업자로부터 제안 공모를 받는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민간사업자는 3300㎡(1000평) 규모의 전시장(미디어아트 시설)을 신축한 후 건물을 시에 기부채납한 뒤 20년간 운영권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시는 올해 안에 협상대상자를 지정하고,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도시관리계획을 변경하고, 공유재산 심의와 중앙투융자 심사 의뢰, 공유재산 사용수익 허가, 실시계획 인가 신청, 공사 착공 등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시의회 질타= 사천시 관광진흥과가 최근 이를 사천시의회 전의원 간담회에 보고했다. 진배근·정서연 의원을 비롯한 대부분 의원들이 타당성 결여, 오락가락 행정 등을 강하게 지적했다.

진배근 의원은 “기존 건물 매입비 76억원, 철거비 20억원을 포함하면 100억원 가까운 돈을 시가 먼저 쓰는 셈이다. 종이 한 장(업무계획)만 가지고 의회에 보고하는 것이 말이 되냐”며 “다시 보고해야 한다. 민간업체 편의를 너무 봐주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서연 의원은 “사천바다케이블카 사업 추진 당시 시가 철거해 주차장으로 쓰겠다고 했다가, 경남도개발공사가 활용한다고 하니 (사천시가)건물 매입을 중단하다가 개발공사가 손을 떼 방치됐다”며 “리모델링해서 관광시설로 활용한다고 의회에 보고했던 것이 또 철거로 바뀌었다. 계단 폭이 좁아 철거한다는 것은 시의 사전 검토가 꼼꼼하지 못했다는 반증 아니냐”고 비판했다.

시는 이날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서 아트뮤지엄으로 활용하려고 했으나, 기존 계단 폭이 소방법상 기준인 1.2m에 미치지 못해 비상계단으로 활용할 수 없고, 철거가 아닌 대수선과 보강 시 비용이 60억원 이상 들어 철거하게 됐다”며 “타당성조사 용역, 민간업체 공모, 중앙투융자 심사 등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꼼꼼하게 챙기겠다”고 답변했다.

글·사진= 이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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