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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대해진 경남교육청 규모

본청 조직개편 10년간 13번… 기구·인원 2배 늘었다

기사입력 : 2024-02-14 21:10:29

조직 32개·인원 300명 가까이 늘어
공간 부족으로 제2청사도 개관
인력 적정성 12.8… 전국 평균 6배
도교육청 “용역 통해 개편 예정”


경남도교육청 본청 조직과 인원이 박종훈 교육감 취임 10년 동안 2배 가까이 늘었다.

경남교육청은 늘어나는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지나치게 본청 위주로 비대해져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경상남도 교육청./경남신문DB/
경상남도 교육청./경남신문DB/

박종훈 교육감은 지난 2014년 취임 후 학교 행정업무를 줄이고, 교사가 수업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며 본청 인원 70여명을 줄이고 직속기관과 교육지원청으로 배치했다. 당시 본청 조직은 2국 2관 1담당관 10과 53담당으로 인원은 361명이었다. 하지만 박 교육감은 이후 지난해 3월까지 임기 10년 동안 13번의 조직개편을 단행했고, 현재 3국 2관 1담당관 15과 2단 80담당으로 660명이 됐다. 10년 사이에 과와 담당 조직은 63개에서 95개, 인원은 300명 정도 늘어난 셈이다.

조직이 늘어나면서 제2청사도 생겼다. 경남교육청은 지난 2017년 인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경남지역본부 별관(옛 대한주택공사 경남본부) 건물을 70억여원에 사들여 리모델링을 거쳐 제2청사로 개관했다. 본청 노후화를 내세웠지만 본청 인원 급증에 따른 공간 부족이 더 큰 이유였다.

경남교육청은 오는 3월1일자로 교육활동 보호와 교권존중문화 조성을 위해 교육감 직속으로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을, 부교육감 직속으로 유보통합추진을 원활하게 지원하기 위한 유보통합추진단을 신설한다. 교육활동보호담당관은 4급 단장으로 본청 12명, 지원청 18명을, 유보통합추진단은 4급 단장으로 본청에 11명을 배치한다. 2개의 조직이 추가되면서 2개의 단이 신설되고, 인원도 10여명 이상 늘어나게 된다.

경남교육청 본청 비대화에 대한 연구 결과도 나왔다. 최근 경남교육청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미래교육원이 본청 등 교육행정기관 효율화 방안에 대한 요구 분석을 담은 ‘2023년 경남교육정책 연구보고서’를 펴냈다.

이 보고서에는 전국 시·도교육청의 교육행정수요 대비 인력규모 적정성을 비율로 분석(2022년 기준)했는데, 경남교육청의 본청 인력규모 적정성은 12.8(현 534명, 기대 인력수 465.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시·도교육청의 평균 인력규모 적정성 2.0보다 훨씬 높았다. 본청 기구 수도 경남은 21개인데, 적정규모로 기대되는 기구 수 비율 16.4보다 높은 21.9의 비율로, 전국 시·도교육청에서 가장 높았다. 전국 시·도교육청 평균 기구 수 비율은 2.3이었다.

경남교육청은 서울시와 경기도에 이어 학생 수(36만명)와 교원 수(2만7931명), 지방공무원 수(6051명)가 세 번째로 많다는 것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경남교육청 본청 인력규모나 기구가 행정수요에 비해 타 시·도교육청보다 많음을 알 수 있다. 이 보고서는 결론에서 경남도교육청 조직이 비대화됐다고 규정하고, 도교육청의 역할과 조직을 축소해 교육지원청의 역할을 강화하고, 부서나 기관 통폐합, 전문인력 전문성 강화, 학교의 역할과 자율성 강화 등을 제시했다.

경남교육청 황둘숙 정책기획관은 “올해 용역을 통해 조직 분석과 진단에 나서 효율적이고, 현장지원 중심 조직 개편을 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정부 차원의 공무원 감축계획에 따라 전 시·도교육청에서도 모두 시행할 용역이어서 사실상 현 조직 비대화에 따른 조직분석과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인력 재배치를 중심에 두고 용역이 시행될 예정이어서 결과에 따라 본청 기구와 인력 구조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이현근 기자 san@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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