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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피싱범죄의 유형과 변천- 빈성재(마산중부경찰서 형사과장)

기사입력 : 2024-03-24 19:19:01

피싱 범죄를 당해 경찰서를 방문하는 분들을 보면 피해 금액의 많고 적음을 떠나 하나같이 “자괴감이 든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거나 한 번만 확인했더라면…” 하면서 자신을 자책한다.

피싱 범죄는 그 수법이 너무나도 다양하다. 또 피해 금액 또한 적게는 몇만원 부터 많게는 평생 저축해 온 몇억까지 고스란히 피해를 당하는 경우도 있다. 피싱범죄의 유형은 크게 보이스피싱, 메신저피싱, 몸캠피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현재의 보이스피싱 콜센터 상담원 역할조는 대부분 한국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일반 은행 상담원과 구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다. 메신저 피싱은 메신저 또는 문자메시지를 통해 가족이나 지인을 사칭해 재물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이다.

앞에서 든 사례와 같이 휴대폰이 고장 났다고 하면서 상품권 결제를 요구하거나 계좌 이체를 요구하는 방식이다. 몸캠피싱은 채팅 앱으로 모르는 여성으로부터 영상통화 문자가 오고 나체의 여성이 서로 자위 행위를 하자고 하면서 영상에 얼굴이 나오도록 유도한다. 그런 후에는 방금 자신과 나눈 영상을 지인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재물이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범죄이다.

피싱범죄의 범행 수단은 끊임없이 법과 제도의 허점을 파고들며 진화하고 있다. 초창기 보이스피싱범들은 세금 환급이나 개인정보 유출 등을 빙자하여 피해자들로부터 대포통장으로 돈을 송금받는 방식이었다면, 현재는 피해자들에게 현금을 인출토록 한 뒤 고액 알바라고 속여 사전에 모집한 수거책을 피해자들에게 보내 직접 돈을 받아 입금케 하는 대면 편취형 수법으로 진화했다. 수거책을 검거해 보면 간혹 자신이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일을 한다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단지 알바 구인 광고를 보고 아파트 경매 관련 서류나 돈을 전달받는 일을 하는 것인 줄 알았다고 하는 인식 없는 도구로 이용되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기존에 피싱범죄 수사는 그 수법의 유형에 따라 경찰서 형사팀과 수사팀, 사이버팀으로 산재되어 있었으나 올해 3월부터는 현장성과 기동성 면에서 좀 더 역량을 갖춘 형사팀이나 강력팀에서 피싱범죄 수사를 하도록 일원화하였다. 어떤 피싱 범죄이든 간에 피해를 당했다면 거주지나 직장 주소지 관할 경찰서 형사과를 방문하면 당일 접수와 조사가 가능하다.

피싱 범죄 어떻게 하면 속지 않고 당하지 않을까. 딱 두 가지만 명심하자. 첫 번째는 현금으로 돈을 전달받는 것은 전부 보이스피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두 번째는 조금이라도 이상한 생각이 들면 전화를 끊고 한번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전화 끊고 확인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피싱범죄는 간단히 막을 수 있다.

빈성재(마산중부경찰서 형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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