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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교방문화의 진면목- 강진태(진주본부장)

기사입력 : 2024-05-01 19:25:06

교방 전승의 역사는 천 년 이상을 헤아린다. 교방춤 혹은 교방무라는 말은 근래에 사용하기 시작한 용어다.

고려시대에 속악을 익히고 연주한 음악기관.교방은 조선 초기에 관습도감에 편입되면서 속악의 맥을 이어갔다. 조선 관습도감은 악학도감을 거쳐 장악 내지 장악원에 통합되고, 장악원은 대한제국 때 교방사로 개칭되는 등 변천을 이어가면서 교방은 우리나라 속악의 보존과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교방문화를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교방문화는 인류 문화적인 측면에서도 보존과 전승의 가치가 충분한 문화재라고 강조한다.

교방에서 전승된 교방문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K-문화로서의 자격 역시 충분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방은 지금의 국립 국악원과 같은 지위를 가졌지만, 일제강점기와 근현대를 거치면서 기생문화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했다.

이른바 기생문화라는 그릇된 인식에 의해 전통문화예술을 계승해 온 교방 문화가 이땅에서 거의 소멸됐다. 교방문화의 전승과 보전에 대한 노력은 일제의 문화말살정책의 굴곡을 벗어나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데도, 아직까지 교방문화가 갖고 있는 예술사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 역시 매우 인색하다.

그나마 진주시가 일찍이 논개제 등을 통해 교방문화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문화·예술적 가치에 대한 재평가와 함께 교방문화의 전승과 보전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나서고 있다. 다양한 교방춤을 기반으로 하는 전통예술 자원과 교방음식을 활용한 진주관광자원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 같은 진주시의 노력은 지역 사회의 역사와 전통을 보존하는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문화유산의 가치를 증진시킬 수 있는 중차대한 일이 될 것이다.

3일부터 6일까지 진주성과 남강 일원에서 ‘제23회 논개제가 대한민국 교방문화대전 두-드림’을 주제로 개최된다. 4일에는 ‘제1회 전국 교방문화 대제전’이 펼쳐져 국가무형유산인 ‘진주검무’, ‘승전무’, ‘처용무’, ‘태평무’와 시·도무형유산인 ‘경기검무’, ‘살풀이춤’, ‘동래학춤’, ‘호남산조춤’, 이북5도 무형유산인 ‘평양검무’, 대구의 전통춤인 ‘달구벌 입춤’ 등 각 지역의 전통과 특색이 담겨있는 교방춤으로 교방문화의 뛰어난 예술성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임진왜란때 적장을 안고 강물에 투신해 순국한 의기 논개와 진주성 전투에서 순국한 7만 민관군의 넋을 기리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논개제는 국내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독특한 교방문화를 소재로 하고 있어 그 역사성과 독창성이 뚜렷하다.

진주논개제는 교방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대를 넘어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문화축제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노력을 ‘대한민국 교방문화대전:두드림(Do-Dream)’이라는 주제에 담아 선보인다.

향후에는 문화예술행사로만 접할 수 있던 교방문화를 교육적인 맥락에서 소개한다면 젊은 세대들에게도 좀 더 흥미롭고 재미있는 방법으로 다가갈 수 있다. 특히 이 같은 교육적인 요소를 통해 청소년들의 창의력과 인지력을 활성화시키고 문화 예술 분야로의 진로에 대한 관심을 높인다면 지역의 교방문화를 널리 알리고 활성화시키는 한편 더 견고하고 다양한 문화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강진태(진주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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