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부산馬로 경북서 경마… ‘레저세’ 수백억 뺏길 판

영천경마장 내년 9월 개장 예정 마사회 ‘권역형 순회 경마’ 진행

렛츠런파크 부경 경기 횟수 줄어

“극비리 추진… 경남·부산 무시”

기사입력 : 2025-03-18 19:58:52

내년 개장하는 경북 영천경마장에서 열릴 경마가 경남·부산 경마장(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의 경주마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하면 경남·부산에서 진행되는 경마 횟수가 줄어 수백억원의 레저세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도 해당 지방자치단체와는 소통이 없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경마./연합뉴스 자료사진/
경마./연합뉴스 자료사진/

18일 국민의힘 김도읍(부산 강서구) 의원실에 따르면, 오는 2026년 9월 영천경마장이 개장하면 ‘권역형 순회 경마’가 실시된다는 한국마사회 기본 계획이 지난해 12월 확정됐다. 권역형 순회 경마란 부산·경남과 영천경마장을 영남권역으로 분류해 경마장을 통합 운영하는 방식이다. 경주마는 부산·경남 경마장에 체류하면서 영천에서 경마가 열리는 날에는 인력과 함께 이동한다. 현재 부산·경남 경마장은 금요일과 일요일 경마가 열리는데 영천경마장이 개장하면 1년 중 7개월은 일요일 경마가 영천경마장에서 열리게 된다. 결국 부산·경남 경마장 경마 횟수가 줄고, 이 여파로 마권 발매 총액의 10%를 지자체에 납부하는 ‘레저세’도 감소하게 된다.

김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부산시와 경남도에 납부될 것으로 예상된 레저세는 1096억원 수준이다. 마사회는 영천경마장 경기 횟수를 순차적으로 늘린다는 방침인데, 개장 첫해인 내년 부산과 경남에 납부되는 레저세가 100억원대 줄다가 향후 영천경마장 경기가 최대치로 운영되면 300억원가량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다.

마사회는 경마산업 침체로 권역형 순회 경마를 결정할 수밖에 없다는 해명이다. 마사회 공모사업으로 2009년 영천에 경마공원 건립이 확정되고 이후 2022년 9월 착공했지만 코로나19 등 여파로 경마 인기가 해마다 떨어져 재정문제와 효율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결정으로 경남과 부산지역에 세입이 줄게 되는데도 마사회가 이를 사전에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마사회는 세입 감소에 대해 부산시에는 지난해 11월 15일, 경남도에는 11월 27일 알린 것으로 전해졌다. 영천 경마 개최 기본계획이 지난해 12월 10일 확정되기 직전이다.

김 의원은 “레저세는 지역 사행산업 운영에 대한 보상인데, 그 대가를 경북·영천과 마사회가 나눠 갖는 꼼수를 부린 것”이라며 “투명하게 공개되지 못하고 극비리로 진행한 것은 부산시민과 경남도민을 무시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jh@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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