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반도 종단 ‘카눈’ 시속 22㎞ 느림보, 왜

기사입력 : 2023-08-10 20:06:42

제6호 태풍 ‘카눈’은 10일 오전 남해안에 상륙한 뒤 느린 속도로 한반도를 관통했다. 태풍이 한반도 남북을 종단한 것은 1951년 기상청의 관측이 시작된 이래 처음이다.

태풍'카눈'이 상륙한 10일 창원시 성산구 내동 동성샛별타운상가 앞 도로가 침수돼 있다./김승권 기자/
태풍'카눈'이 상륙한 10일 창원시 성산구 내동 동성샛별타운상가 앞 도로가 침수돼 있다./김승권 기자/

카눈은 이날 오전 9시 20분께 시속 25㎞ 속도로 진입했다가 오후 6시께 충주 인근에서는 시속 22㎞ 수준으로 점차 느려졌다.

기상청은 카눈이 느리게 북상한 이유로 ‘지향류’를 꼽았다.

지향류는 태풍 주변에 형성된 대기의 흐름으로, 태풍은 지향류를 따라 북상한다. 카눈은 자신을 이끌어 주는 지향류가 없이 자기 힘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다.

북태평양고기압은 우리나라 동쪽에 떨어져 있고 남서풍도 근접하지 못하고 있어 태풍이 따라갈 지향류가 없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태풍이 북상하는 데 필요한 주변 강한 바람이 태풍을 견인하지 못하고 있어 이동 속도가 느린 것”이라며 “북태평양고기압으로부터 전개되거나 상층에 흐르는 기압골에 동반된 강한 남서풍이 강한 바람을 형성하는데, 두 바람이 모두 태풍에 근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륙하고 나서 세력이 강하지 않음에도 이 정도의 강수량을 기록한 것은 그만큼 태풍이 머무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9일부터 이날 오후 2시까지 경남지역 주요 지점 강수량은 양산 상북 349㎜, 북창원 338.3㎜, 고성 275.5㎜, 산청 268.5㎜, 거제 258㎜, 밀양 250.5㎜, 합천 237.5㎜, 김해 235㎜, 함안 233㎜ 등으로 집계됐다.

낙동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밀양시 용평동과 삼랑진교 등에 홍수주의보를 발령 중이다. 많은 비가 내렸고, 상류에 내린 비가 하류로 지속적으로 유입될 경우 태풍은 지나갔지만 추가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편 수자원공사 낙동강유역본부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밀양댐을 방류하기로 결정하고 초당 200t 규모로 물을 방류하고 있다.

김태형·박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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