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폭탄 ‘카눈’ 관통… 잠기고 무너진 경남

도내 곳곳 태풍 피해 속출

기사입력 : 2023-08-10 20:32:04

이틀간 평균 강수량 193㎜ 기록
출근시간대 침수·산사태 등 잇따라
3035가구 정전·농작물 37㏊ 피해
안전조치 318건… 인명피해 없어


태풍 카눈이 경남을 관통하면서 도내 곳곳에 침수와 정전, 산사태 등의 피해가 잇따랐지만 다행히 큰 인명피해로 이어지진 않았다.

카눈은 10일 오전 9시 20분께 거제에 상륙해 낮 12시께 대구 남쪽으로 빠져나갔다. 강도 ‘강’으로 북진하던 카눈은 경남에 근접하면서 ‘중’으로 다소 약해졌지만 경남지역에서 이틀간(9일 0시~10일 오후 3시) 평균 강우량 193㎜를 기록하며 도내 곳곳에 폭우로 인한 피해를 입혔다. 특히 양산(298.2㎜), 거제(256.4㎜), 창원(252.8㎜) 지역에 비가 집중되면서 오전 출근시간대 도심 곳곳이 침수되며 불편을 겪었다.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한 1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쌀재터널 주변에 산사태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도로에 쏟아진 토사를 치우고 있다./성승건 기자/
제6호 태풍 ‘카눈’이 상륙한 10일 창원시 마산회원구 쌀재터널 주변에 산사태가 발생해 관계자들이 도로에 쏟아진 토사를 치우고 있다./성승건 기자/

경남은 10일 오후부터 카눈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이날 오후 거창·김해·산청·양산·의령·진주·창녕·밀양·하동·함안·함양·합천에 내려진 태풍경보가 해제됐다. 다만 거제·고성·남해·사천·창원·통영 등 남해안 지역은 강풍의 영향으로 태풍경보에서 강풍주의보로 변경된 가운데 이날 밤 9~12시 사이 해제될 전망이다. 10일 오후 5시 기준 합천군에 산사태 주의보가 발령 중이고, 밀양 용평동, 삼랑진교, 산청 경호교에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황이다.

태풍으로 인해 재해위험지역에 거주하는 총 3039명의 도민이 대피했다가 복귀했고, 침수 위험이 있는 둔치주차장과 지하차도, 하상도로 등 549개소와 국립공원 5개 공원 81개 탐방로도 통제됐다가 해제됐다. 10일 새벽부터는 마창대교와 거가대로, 창원부산간도로를 비롯해 노량대교 등 도내 15개 해상교량이 전면 통제됐다가 오전 11시 30분께 해제됐다. 또 진주와 마산에서 동대구와 서울을 오가는 열차 총 23편과 부산~김해경전철이 운행중지됐다가 정오를 기점으로 해제되기도 했다.

이날 특히 창원지역에 시간당 60mm 가까운 집중호우가 내리며 도심 곳곳에서 침수와 역류 등 피해가 잇따랐다. 10일 오전 9시 33분께 창원 쌀재터널에서 내서읍 방향 3㎞ 지점에 산사태가 발생해 왕복 4차로 도로가 통제되면서 교통 정체를 빚었고, 창원시 의창구 대원동 일대에서는 맨홀 뚜껑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솟구쳐 올라 시내버스 바닥을 뚫고 들어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강한 비바람에 농작물 피해도 잇따랐다. 도에 따르면 태풍으로 도내 농작물 37.2㏊ 규모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36.2㏊는 폭우로 인한 침수였고, 나머지 1㏊는 남해에서 강풍에 벼가 쓰러진 도복 피해다. 지역별 농작물 침수 피해는 창원이 14.3㏊로 가장 많았고, 합천 10㏊, 진주·거제 각 3.8㏊, 의령 3㏊, 김해 0.9㏊, 밀양 0.3㏊, 남해 0.1㏊ 로 집계됐다. 작물별로 벼가 28.8㏊로 가장 피해가 컸고 파프리카 2.4㏊, 고추 1.8㏊, 멜론 1.4㏊, 부추 1.1㏊, 포도 0.6㏊ 등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거제에서 딸기를 재배하는 시설하우스 0.1㏊가 반파되기도 했다. 도는 정확한 농작물 피해상황을 조사해 피해 규모와 피해액, 피해 농가 수 등을 구체적으로 집계할 방침이다.

정전 피해도 있었다. 거제(양정동)와 김해(생림면), 양산(매곡동, 호계동), 하동(북천면, 청암면) 등 4개 시군에 3035가구가 정전돼 불편을 겪었다. 오후 1시 기준 457가구가 복구된 상태다.

소방본부는 태풍으로 인해 총 318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도로장애 130건, 배수지원 46건, 토사낙석 15건, 간판 2건, 기타 69건이다.

한편 경남도는 태풍이 지난 후에도 위험 요소가 남아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경남도 관계자는 “태풍이 지나간 후에도 곳곳에 여전히 위험요인이 남아있을 수 있다”며, “위험한 곳은 출입을 자제하여 2차 피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주의해 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6호 태풍 카눈과 2주 간격을 두고 발생한 7호 태풍 ‘란’의 경로는 현재 일본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로서는 한반도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경남은 11일부터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들어 낮기온이 오를 전망이다. 11일 낮 최고기온은 30~32℃, 12일 낮 최고기온은 31~33℃, 13일 낮 최고기온은 31~33℃ 분포를 보이겠다. 대부분 지역에서 낮 기온이 30℃ 이상 오르고, 습도까지 높아 최고 체감온도는 31℃ 이상으로 오르겠다.

조고운·김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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