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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성추행에 돈 갈취… 진주 한 중학교서 학폭

피해 학생 30여명… 학부모 공동대응

경남교육청, 전교생 대상 전수조사

인근 학교서도 피해 의혹 등 제기

기사입력 : 2024-06-24 19:28:59

진주의 한 중학교에서 2학년 학생들이 후배인 1학년을 대상으로 폭행과 성추행, 금품 갈취 등을 벌인 학교폭력이 발생했다. 무엇보다 피해 학생이 3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경남도교육청이 해당 학교 전교생을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실태 파악에 나섰지만, 인근 학교 학생들도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피해 학생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피해 학생 학부모와 진주 A 중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A 중학교 1학년 학생 다수가 2학년 4명으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

폭력은 입학 시기인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여간 이어진 데다, A 중학교뿐만 아니라 인근 B 중학교 1학년 학생들도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가해 학생들은 문자나 DM(개인에게 보내는 메시지) 등을 통해 후배들에게 ‘돈을 빌려달라’고 한 뒤 갚지 않았고, 게임 계정을 뺏어 사용하고, 말을 듣지 않는 학생들은 학교나 공원 등으로 불러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휴대전화를 뺏은 뒤 SNS와 문자 내용 등을 확인했으며, 더욱이 피해자 주변인에게 고백이나 성적 농담이 담긴 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하는 등 사이버상에서도 폭력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성희롱 피해를 호소한 학부모도 있다. 바지 성기 부분에 자신의 이름표를 부착해 인증샷을 찍게 했으며, 남녀 학생들이 모여 있는 장소에서 남학생의 바지를 벗기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피해 학생들은 보복이 두려워 신고조차 못했다.

한 피해 학부모는 “아이의 휴대폰을 무심코 보다가 이상한 내용을 보고 너무 화가 났다. 아이의 인격이 완전히 무너질 수 있는 문제 아닌가”라며 분개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들의 성적 수치심이 얼마나 컸겠나. 그럼에도 말도 못 하고 끙끙 앓았다. 작은 동네에서 동선이 워낙 겹치다 보니 자주 만날 수밖에 없다. 피해를 당한 아이들은 선배인 가해 학생들을 만날까 무서워서 어딜 나가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특히 학교 측이 학생들의 신고로 내용을 파악하고도 적극 대응에 나서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학교 측은 이달 초 “학생 간 금품 갈취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발송하는 데 그쳤다.

결국 한 학부모가 앞장서 피해 사실을 알리고 20명가량의 학부모들이 동참하면서 학교 측도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분리 조치하는 등 2차 피해 예방과 함께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A 중학교 관계자는 “최근에야 피해 사실을 확인했다. 추가 피해가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폭력 자료사진/이미지클릭아트/
학교폭력 자료사진/이미지클릭아트/

강진태 기자 kangjt@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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