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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위험작업장 안전관리도 외주화

수사본부 “폭발사고 난 도장작업 외 방폭등 관리 등 3개 부문 하청 맡겨”

노동계 “원청, 감시업무도 도급화…”

기사입력 : 2017-08-24 22:00:00


지난 20일 4명이 숨진 STX조선해양의 폭발사고와 관련, 이 회사가 안전시설 모두를 각기 다른 업체에 외주화해 관리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STX조선해양 폭발사고’ 해경 수사본부는 24일 “STX조선해양은 당일 폭발 사고가 난 도장작업 외에도 사고가 난 선박의 시설관리 3개 부문을 모두 하청업체에 맡긴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도장작업 외 시설관리 부문은 방폭등 관리, 발판 설치, 환풍 팬 설치에 해당된다. 하청을 준 경위 등 3개 업체에 대한 1차 조사를 마친 상황이며 추가로 더 조사를 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수사본부는 현재 깨진 채 발견된 방폭등과 오작동이 의심되는 배기시설 등이 사고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보고, 폭발 원인 규명을 위해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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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의 작업중지 명령으로 근로자들이 철수한 STX조선해양 사고 선박./전강용 기자/



이러한 사실에 노동계는 “원청이 안전책임을 저버리고 폭발과 질식을 막기 위한 해당 안전시설 관리마저 외주화했다”며 믿기지 않을 정도라는 반응을 보이고 잇다.

박세민 전국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실장은 “위험작업을 외주화했다면 일하는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작업이라도 원청이 직접 했어야 하지 않느냐”며 “위험작업장의 안전설비 관리를 외주화한 것은 들어본 적도 없는, 이해가 안 되는 일이다”고 말했다.

특히 밀폐된 공간 작업 시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관한규칙에 따라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감시인을 지정하고 외부에 배치해야 하지만, 이 역시 외주화한 탓에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왔다.

박 실장은 이에 대해 “STX조선해양은 밀폐구역 감시 업무도 도급화했다. 휴일이라 해당 업체 노동자들이 출근하지 않았고, 현장에는 사고 전후 상황을 감시할 수 있는 인원이 아무도 없었다. 결국 도급화로 감시인 배치가 어려웠던 것이다”고 말했다.

시설관리 부문을 하청업체가 맡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고책임을 하청에 묻는 ‘꼬리 자르기’식 처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홍지욱 금속노조 경남지부장은 “여태 드러난 사실 가운데 납득할 만한 원청의 안전관리는 없었다. 원청에 안전관리 총괄 책임이 있지만, 사고책임자에 대한 ‘꼬리 자르기’식 처벌도 우려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하청이 맡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우리 조선소뿐만 아니고 원래 시설관리 자체를 다 외주화한다. 아웃소싱을 시켜 전문성과 비용절감을 얻는 것이다”며 “밀폐구역 감시자 배치 문제는 법리적 해석을 따져볼 문제다”라고 말했다.

김재경 기자 jk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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